[북리뷰] 어떻게 살 것인가 (좋아한다면 부딪쳐, 까짓거 부딪쳐!) - 크라잉넛

2010. 12. 23. 07:00Reviews/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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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네이버 블로그에 타블로가 쓴 소설책 당신의 조각들에 대해 리뷰를 적은적이 있는데 당시 그 포스팅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몇 천건의 방문자 유입이 이뤄진적이 있었다. (뭐 늘상 몇 만명이 들어오는 파워블로그가 있겠지만 그때 내 블로그의 하루평균방문자는 100명내외였는데 그 포스팅으로 방문자가 급등한거다) 그래서 그때 유명연예인들이 너도 나도 책을 내면서 그 파급효과가 대중들에게 적지않은 영향력을 끼친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몇주전에 아는 오라버니가 크라잉넛을 보러 홍대로 오라는 거다.

크라잉넛? 홍대?

당연히 공연보여줄려는 줄 알고 대뜸 오케이를 해놓고 당연히 스탠딩일 테니까 발편하게 운동화를 신고 가야지 막 이러고 있는데 토론회같은거라고 하는거다. 크라잉넛이 어울리지도 않게 무슨토론회인가 싶었다. 그날 크라잉넛은 출판기념 품평회를 열은건데 홍대 상상마당에서 진행되는 북살롱이라고 매달 작가를 모시고 책에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뭐 그런거다.

상상마당의 북카페로 조금 늦게 도착했더니 이미 크라잉넛은 어쿠스틱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었고 입구에서는 관계자분이 그들의 노랑창작물을 내게 건내주었다.

그들의 노랑 창작물


크라잉넛이 책을 낸거다. 그래. 15년간 한우물만 판 그들이 뭔가 끄집어내고 싶은 이야기가 생겼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책을 받아들고 그들의 어쿠스틱한 공연을 감상했다. 

책에 관한 리뷰는 좀 이따가 하고 일단 그날 그곳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잠시 하고 넘어가자면 그날 내가 얻은것은 15년간 한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다는 말달리자의 어쿠스틱버전을 들어볼수 있는 영광과 평소에 팬이었던 임진모씨를 실제로 만났다는 거다.

그날의 북살롱은 임진모씨의 진행으로 이어졌는데 사실 책과 관련된 이야기 보다는 그들의 공연일부와 팬들의 질의 응답후 선물증정 그리고 마지막 사진촬영으로 팬서비스정도로 구성되었다.




크라잉넛.

그들의 책을 다 보고나서 잊혀졌던 과거의 추억이 떠올랐다. 때는 9년전 2001년 내가 고3때의 일이다. 당시 나는 남들보다 운 좋게 대학을 일찍가게되서 거의 학교를 잘 나가지 않았는데 출석일수를 채우기위해 학교를 가면 달리 할일이 없어 잠을 자거나 스도쿠를 하거나 네모로직을 했었는데 그때 내 짝꿍이 듣던 씨디피를 종종 뺏어서 들었었다. 그때 내 짝지의 씨디피에 꽂혀있던 씨디가 크라잉넛 3집이었다.
 
내가 심심할까바서 기꺼이 자신의 이어폰을 내게 양보한 고마운 내짝지~ 그리고 그렇게 나는 지루한 고3 수업시간을 하루종일 크라잉넛 음악과 함께했다. 펑크밴드라고해서 말달리자와 같은 강한 음악만 하는줄 알았던 크라잉넛인데 3집 앨범의 주옥같은 음악들은 내게 감동으로 전해왔고 당시의 음악들은 내게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그날의 어쿠스틱 크라잉넛은 내게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어떻게 살것인가.

책속의 이야기들은 대화체형식으로 되어있다. 그냥 어떤 한 잡지 인터뷰를 보고 있는 느낌이난다. 그들의 가족에서 부터 학창시절이야기, 초창기 클럽에서 크라잉넛의 탄생비화, 군대 이야기, 앞으로의 그들의 행보까지... 근데 이건 나도 몰랐던 사실인데 크라잉넛이라는 네임이 어떻게 생겨난것인지 그 간단하고도 황당한 에피소드가 인상깊었다.

뭐 어떻게 보면 굉장히 뻔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독자가 기대하는 참된 진리나 인생법칙이 숨어 있진 않으니) 하고싶은거 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그들의 모습에 자극을 받을 수는 있겠다. 물론 나도 이 얇은 책 한권을 늦은 밤 자기전 침대에 누워 단숨에 보고나서 어떤 자극을 받았으니 말이다. 결국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포기해야 하는 것을 과감히 포기할줄도 알아야 된다.

항상 하고 싶은 것과 할수 있는 것 사이에서 괴리를 느끼지만 할 수있는 것을 선택했다면 그것이 하고 싶은것이 되도록 만들면 되고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해서 계속 하다보면 어느날 그건 내가 할수 있는 것이 돼지 않을까.



마지막에 베이스의 한경록이 말한 낭만에 관한이야기가 자꾸 생각이난다.


낭만을 무시해선 안돼요.
그 속에 낭만이 있어요.
낭만이 있어야 오래 갈 수 있고요. 


상상마당 북카페에서 내려다 본 홍대거리



그날의 크라잉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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