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플랜 대만 여행

2017. 5. 10. 00:00Crazy Journey to Asia/Tai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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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삶. 성공한 삶이 어떤것인지 문득 생각을 해보았다. 인간의 성향이 각기 다르다보니 그 기준도 다를테지만, 내가 생각하는 성공한 삶이란 이러하다. 세계 각지의 호텔 어디서든, 언제든지, 원할때 눈을 뜰 수 있는 것. 그게 내가 생각하는 성공한 삶인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성공한 자의 집이라는 건 그리 거창할 것도 없고, 단지 안전하게 맘 편안히 두 발 뻣고 몸을 뉘울 수 있는 한 칸의 공간이면 충분할거도 같다. 매일같이 청소해 주는 이가 있고, 아침을 굶지 않아도 되고 말이지. 한국에 머물더라도 호텔에서 장기투숙하며 살고 싶다. 지금은 단지 그러한 삶을 위한 예행 연습중.










미래의 성공한 삶을 위한 연습은 계속된다. 대만 시내의 어느 한 호텔방. 어메니티가 록시땅이길래 별 생각없이 예약을 했는데, 위치도 좋았다. 좋은 출발이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이 부직포 슬리퍼가 나는 너무 좋다. 한 번은 신지 않은 여유분의 부직포 슬리퍼를 챙겨와 내 방에서 호텔 분위기를 내보기도 했고, 9년전 마카오에서는 신발이 불편해 이 부직포 슬리퍼로 시내를 누비고 다니기도 했다. 












조식으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중에 모스버거 케찹을 주는 것도 맘에 들었다. 케찹은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과 비등한 위대한 발견이다.











로비에서 매일 다음날 조식으로 무엇을 먹을지 골랐다. 전날 미리 주문하고 원하는 시간대를 말해두면 아침에 모닝콜을 해준다. 그러고서는 방으로 조식을 가져다 준다. 야외테라스가 있던 그 곳에서 첫날 비가 쏟아졌다. 밖에서 조식을 먹고 싶었지만 어쩌다보니 3번의 조식은 늘 방에서 해결했다.









 



노플랜 대만여행. 주 이동수단은 지하철로. 숙소가 있던 곳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행동반경. 몇번의 이용으로 금새 숙소로 이어지는 빠른 출입구 위치를 습득했다. 숙소. 마트. 환전소. 여행중 가장 중요한 세가지를 정확히 꽤고 있다면 만사 오케이.














대만은 중국과 많이 다르다. 정확히 말하면 대만사람들은 중국인과 많이 다르다. 그들의 남다른 질서의식 수준은 일본과 흡사했다. 나는 바닥에 표시한 그들의 영리함에 많이 놀랐다.  












딘타이펑. 대만을 여행한 많은 블로거들은 빼먹지 않고 이곳을 다녀갔나보다. 











엄청난 대기시간을 예상했지만 운이 좋게도 바로 입장이 가능했다. 대신 원탁의 쉐어테이블에 앉아야했지만 모르는 사람들과 얼굴을 맞대고 식사를 하는게 뭐 나쁘지 않다. 맛은 생각보다 평범했다. 몇시간을 기다려 먹을 정도는 아니었던거 같다. 한국에서도 괜찮은 딤섬을 먹을 만한 곳이 제법있다.










이 곳이 유명한건 수작업으로 18개의 주름을 잡는대에 있나보다.












단골집. 여행가서 단골집을 만드는게 즐겁다. 숙소근방에 현지인들이 많이 들락거리는 레스토랑을 눈여겨 보았다. 한번의 주문으로 단골집이 되었다. 친구와 나는 부실했던 호텔 조식을 아침 7시에 해치우고 밖을 나서며 이렇게 말했다. 일단 아일랜드포테이토에 가서 아침을 먹고 시작하자. 이곳 벽 한켠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아일랜드에서는 2가지에 대해 절대 농담을 하지 않는다. 그것은 결혼과 포테이토.








 



짧은 여행이라 미처 준비를 못했던 컵롸면을 현지 까르푸에서 공수해왔다. 그리고 깨달은 결론은 여행에 컵롸면은 생필품이다.















일일 버스투어. 지난 홋카이도 여행에서 좋은 경험을 얻은 여행박사를 통해 대만에서도 일일 버스투어를 미리 신청했다. 이번여행의 유일한 플랜이기도 했다. 보통의 대만사람들과 다르게 키가 큰 가이드는 독일과 일본의 피가 흐른다는 대만사람이었다. 그는 한국말을 무지 빠르게 구사했는데, 자세히 들어보면 조사를 맞지않게 사용했다. 그의 아내는 한국인이라고 했다. 그는 멍청하게 휴지통에 버린 내 핸드폰을 찾아주신 은인이시기도 하다. 아직도 그날 투어 버스 휴지통에 발견된 내 핸드폰은 미스테리이다. 내가 한 행동이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나마 찾아서 다행이지뭐.












투어의 시작으로 여행사에서는 밀크티를 안겨주었다. 공차의 고향 대만. 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에서 밀크티를 사가는데, 한국 블로거들에게 덜 알려진 노란색 포장지의 미스터브라운 밀크티를 강추하고 싶다. 티백으로 되어있는 여타 다른 밀크티와는 다르게 가루로 되있는데 맛이 진하고 좋다. 까르푸에서 살 수있다. 잘 기억해 둬. 미스터브라운 밀크티.










예스폭진지 대만 일일 버스투어. 예류, 스펀, 폭포, 진과스, 지우펀을 줄여서 만든 여행상품인데, 이곳을 전부 하루만에 돈다. 보통은 폭포가 빠진 예스진지투어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이곳은 이 빡센 투어의 첫번째 코스는 예류지질공원. 이곳은 투어 중에서 특히나 기대를 많이 했다.












내가 상상했던 곳과 완전히 빗겨갔다.
















두번째 코스, 천등을 날릴 수 있는 체험이 가능한 곳 스펀.










많은 여행자들이 소원을 천등에 적어 날려보낸다. 투어팀 중에서 이 체험을 하지 않은 사람은 우리들 뿐이었다.













닭날개 볶음밥. 투어 팀들이 천등을 날리러 간 사이, 닭날개 볶음밥을 그들보다 먼저 먹을 수 있었다. 이 맛은 신세계. 딘타이펑보다 오만배 맛있다.













세번째 코스 폭포. 이곳은 보통 왜 스킵하는지 알겠더라고.











네번째 코스 광부의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진과스.











진과스를 먼저 왔었더라면, 광부의 도시락대신에 닭날개 볶음밥을 하나 더 사 먹었을꺼야.













마지막 코스 지우펀이다.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브가 된 홍등의 마을이다. 이 일일 투어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하다.











그곳에는 사람들이 많아 복잡했다.












계단을 무진장 걸어 올라가야하기도 했고.














간간히 취두부의 고약한 냄새가 풍겨오기도 했다. 그냥 한적한 해변가에 누워 낮잠을 자는 것이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사실상 홍등가는 해가 완전히 가려진 밤에 봐야 하지만 일일 버스투어는 어둠이 찾아오기전에 아쉽게도 끝나버린다.












그래도 외곽에 위치한 또 다른 대만의 모습들을 하루만에 휘리릭 보는것에 만족하고 돌아선다.












다음날 아침. 대만 시내의 교차로에서 다리가 엄청 긴 멍멍이를 만났다. 멀리서 털을 날리며 성큼성큼 걸어오는것이 유니콘 같기도했다. 시선강탈. 내가 생전에 본 멍멍이 중에서 가장 다리가 길었다. 유니콘스러운 멍멍이를 시작으로 이곳을 거닐며 제법 많은 멍멍이들을 마주쳤는데 그날 애견관련 행사가 있었다.












대만의 대표 랜드마크 타이페이101빌딩. 러브사인에서 기념사진도 찍고 빌딩 지하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은 부대찌개로. 한식사랑나라사랑. 건물내부 일층에서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길래 가보니 이 빌딩의 제법 높은 곳에 위치한 스타벅스에 가기위해 서있는 이들이었다. 조금있으니 초록색 앞치마를 두른 스벅 직원이 내려와 앞줄에 서있는 일정 인원을 데리고 사라졌다. 줄옆에 안내 문구를 보고 최소 하루전날 예약을 해야 입장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노플랜 여행에서는 이런 예기치 않은 기회를 놓칠때가 있다.











그럼 또 새로운 핫플레이스를 찾으면 된다. 101빌딩의 스타벅스와는 다른 뷰를 제공할테지만 이곳도 꽤나 맘에 들었다.









일본의 대형 백화점이 밀집에 있는 곳이었다. 적당한 곳에 들어가 디저트를 즐겼다.












인스타에 해쉬태그 대만여행으로 검색되는 흔하디 흔한 사진은 원치않는다. 뭔가 남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대만스러움을 찾기 시작했다. 빨간색이 느낌적인 느낌으로 맘에 들었다.












이곳을 배경으로 남들과는 다른 대만스러운 사진을 남겼다.
















저녁은 어디서 먹을까. 역시나 그지 같은 항공 스캐줄로 내일 체크아웃을 하고 바로 공항으로 돌아가야했다. 오늘이 대만에서의 마지막 저녁. 최후의 만찬을 즐기기 위한 장소로 숙소근처에 있던 소고 백화점의 샤브샤브집을 골랐다. 마지막까지 샤브샤브와 철판볶음밥중에서 고민을 했다. 소고백화점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줄을 서야했다. 백화점 직원이 그 일에 관여했다. 인건비가 싼가?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좋은 샤브샤브집에서 웨이팅시간 1시간을 부여받았다. 이름을 걸어 놓고 돌아선다.











할일이 없어 지하로 가서 야채주스를 사먹었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주문을 해가길래 가만히 지켜보다가 나도 주문을 해보았다. 당근주스 오 대박. 후뤠시 하고만.
















사십분만 기다리고 얼굴을 들이미니 입장을 시켜주었다. 코스요리였다. 의자가 굉장히 낮은 자리에 앉아 몇가지 옵션을 골랐고, 직원은 재빨리 셋팅을 했다.













그날의 해물 샤브샤브는 최후의 만찬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에피타이저였는지 디저트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이 녹차 푸딩도 너무 훌륭했다.












코스요리에 포함된 음료도 차가운 것과 따뜻한 것으로 하나씩 골랐다. 따뜻한 티는 누룽지 맛스러운 것이 독특한 티였다. 그렇게 만족스러운 최후의 만찬을 끝으로 노플랜 대만여행은 큰 무리없이 무사히 행복하게 마무리되었다. 이번 여행을 딱 두가지로 요약한다면 이러하다.


미스터브라운 밀크티.


닭날개 볶음밥.





아살리아의 노플랜 대만여행기 끝.














아! 마지막 이 한장의 사진. 한국으로 돌아오는날 공항에서 목이 말랐다. 탈탈 털어보니 동전 몇 닢이 주머늬에서 나왔다. 너무 적은 금액이라 물이라도 사먹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친구는 그 돈을 들고 자판기로 달려갔다. 다시 돌아온 친구의 손에는 시원한 캔음료가 들려있었다. 신원하게 한바탕 탄산음료를 콸콸콸 쏟아 붓는 상상을 하며 목을 젖혔다. 응?


캔에 들어있는 음료가 탄산일꺼라는 편견을 깨부수는 맛.





아살리아의 노플랜 대만여행기 진짜 끝.

성공한 삶을 위한 예행연습은 계속된다.

될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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