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크리에이티브 유럽 S1] #20. 비오던 날의 자그레브 기차역

2014. 9. 15. 00:00Bravo Creative Europe/Stage1. 체오헝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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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크리에이티브 유럽 S1] #20. 비오던 날의 자그레브 기차역




직장인은 휴가를 쓸때 시간이 돈이기에 좀 더 비싸더라도 비행기는 직행으로, 좀 덜 재밌더라도 이동하는건 빠르고 편할걸로. 그냥 암묵적 공식과도 같은 이 진리를 꼭 지켜야할까.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최적의 루트를 구축하는 거였는데, 그 이유가 길지 않은 여행기간을 알차게 활용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가장 긴 이동구간이 될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와 크로아티아를 연결하는 교통편을 무엇으로 선택하느냐가 관건이었다. 기차를 탄다면 하루를 홀라당 날려야했고 버스보다 연착이 될 확률이 높아 늘 변수가 생길 수 있었다.


그렇지만 여행의 추억하면 기차여행아니겠는가. 특히나 친구와 마지막이 될수도 있는 이 여행에서 기억에 남을 한 부분이 될수 있길 기대해 보며, 먼저 경험해봤을 여행자들의 하나같이 좋았다던 기차 창밖의 풍경을 나 또한 느껴보고 싶었다. 그 누군가의 말을 인용하여, 느리지만 착한아이.








그렇게 선택한 기차. 하마터면 분리될수도 있었던 칸에서 가까스로 탈출하여 앞칸으로 이동하고 이동하여 젤 꼬리로 왔다. 이동하면서 느낀건 점점 후져지는 환경. 설국열차가 그냥 나온게 아니다. 인간세계에 등급은 늘 존재한다. 그래도 이 열차칸에 콘센트를 제공한다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일.









친구가 꼼쳐둔 헝가리표 쌀과자를 개봉했다. 한국의 그것과 전혀 다를바 없었던. 진정 이곳 사람들도 이과자를 즐겨먹는지 의문이다. 역시나 기차여행에서 빠질수 없는건 군것질 거리들이지. 그러나 삶은 달걀을 파는 사람은 지나가지 않는다.










창밖의 풍경은 고즈넉하니 심신의 평온함을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그것도 한 두시간이지. 아오. 한칸에 여섯명이 앉아서 갈수 있는 구조 였는데 우리자리에 현지인 할머니 한분이 함께 갔었다. 그분은 30분이 채 되지않아 복도 밖으로 뛰쳐나갔다. 한참이나 서서 밖을 내려다 보던 그녀의 옆모습에서 세월의 풍파가 느껴졌다.












너무 지루하고 지루하여 앞칸으로 이동하여 보았다. 아까 지나가다 이 식당칸을 보았기에, 시간이라도 때워 볼겸 음식을 주문해 보았다. 다른 직원과 노가리를까고 있던 여자는 나를 보더니 다급히 카운터안으로 쏙들어갔다. 사람이 아무도 없는게 좀 이상했다.









뭐 메뉴판을 보니 이것저것 많다. 제대로 끼니를 떼우지 않았던 그날, 자그레브 도착할때까지 굶지 않아도 되니 다행이라는 경솔한 생각을 했던거 같다. 부다페스트에서 출발할때는 동전한푼 없는 그지 였지만, 지금 여기서는 떡하니 유로 가격을 명시해 논걸 보니, 나는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자리로 돌아온 내손에 들린건 초코 크로와상 한봉지였다. 메뉴판에 있던 음식들 대부분은 그림의 떡이었다는 슬픈 이야기. 이거줘. 그건안되. 이거되니? 안되. 이거는? 안되. 그럼 이건? 안되 미안해. 그럼되는게 뭐야? 그녀의 손에 들린건 크로와상과 초코바였다. 그나마 크로와상 2개 달라니 한개바께 없다며 슬픈 표정을 지어 보인다. 아놔.










이번여행에 요긴하게 썼던 셀카봉과 바로 이 문어발 삼각대. 기차칸에서도 지루한 시간을 친구와 셀카놀이로 거진 보냈던거 같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열차가 한참을 멈춰 섰다. 웅성웅성. 깜박 잠이든 나는 놀라서 깨보니 경찰복을 입은 거구의 남자들이 칸마다 돌아댕기며 여권을 요구한다. 아. 드디어 국경선에 다다랐구나. 신기하게도 헝가리쪽 사람들이 한차례보고 내리고 또 검사를 하길래 아까 했다고 하니까, 알가보니 크로아티아 사람들이었다. 경찰복같은걸 입은 헝가리사람들, 해군복같은걸 입은 크로아티아 사람들. 이렇게 두번의 여권검사를 한다.










다시또 취침모드. 창밖의 풍경은 어느새 어둠으로 가득채워져 거울로 변해있었다.









완전한 밤에 도착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기차역. 나는 그냥 도시가 지겨워져 얼마남지 않은 친구와의 시간을 따뜻한 지중해가 보이는 항구도시 스플리트에서 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조금 피곤했지만 막바로 버스터미널로 가서 스플리트로 가는 야간행 버스를 타려고했는데 친구는 밤에 이동이 위험하다 생각했는지 아니면 너무 피곤했는지 뭐 둘중하나 혹은 둘다의 이유로 자그레브에 하루 머물고 다음날 스플리트로 가자고 했다. 그런데 막상 자그레브 기차역에 똭 내리니 친구 맘이 변했는지 걍 원래 계획데로 스플리트로 가자고 한다.


그날은 정확히 기억이 난다. 기차역에 내리니 자그레브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기차를 타고 스플리트를 가려고 표를 알아보니 기차 가격이 진짜 터무니없이 비쌌다. 이건 뭐 누가봐도 대놓고 사기같았다. 그래가지고 분노를 살짝하면서 기차역으로 나와서 터미널까지 택시를 잡아야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택시아저씨가 똥고집으로 가격을 또 비싸게 부른다. 얼마나 심했으면 그옆에 있는 현지인이 막 싸워줬다. 아 대책이 안나서 지도를 보고 감으로 빗속을 걸었다. 우산도 없이 비를 홀딱 맞으며 걷다가 느낌이 뽝와가지고 한 여자에게 길을 물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녀도 지금 터미널로 가는 길이었다.










그날 빗속에서 그녀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크로아티아의 첫인상은 별로였다로 마무리 지었을것이다. 북유럽에서 이곳으로 넘어와 정착하며 살고 있다던 그녀는 크로아티아의 좋은곳을 소개해 주었다. 빗속을 함께 걸으며 무사히 버스 터미널까지 인도해줬던 그녀 덕분에

무사히 그날 밤 스플리트로 향할수 있었다.










아살리아의 브라보 크리에이티브 유럽 프로젝트 1탄 체오헝크, 크로아티아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스플리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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