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크리에이티브 유럽 S3.5] #61.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극장에서 오페라 카르멘을 보다

2018. 5. 9. 00:00Bravo Creative Europe/Stage3.5 블라디보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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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크리에이티브 유럽 S3.5] #61.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극장에서 오페라 카르멘을 보다



블라디보스톡 여행을 하면서 주로 이동수단은 도보 아니면 택시를 이용했다. 거의 짧은 일정이라 숙소 근처 주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걸어서 왔다갔다 했는데, 딱 한 번 도보로 이동하기에는 원거리 코스라 택시를 탔다.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극장에서 공연을 보는 것. 


여행을 하면서 꼭 하는 것이 몇가지 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똥을 싸는 것, 아침 일찍 숙소 근처를 산책하는 것, 마트에서 초콜릿과 요거트를 사먹는 것, 블로그 정보에 의존하지 않고 길가다 현지인들이 붐비는 로컬식당에서 한끼를 떼우는 것, 높은 곳에 올라 야경을 감상하는 것, 그리고 현지에서 하는 어떤 형태로든 위대한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보는 것. 그날의 마린스키 극장행은 내가 여행에서 하는 몇가지 행동들 중 하나를 충족시키기 위한 자연스러운 행보였다.












마린스키 극장을 가기위해서는 다리를 하나 건너야 했다. 졸로티다리. 블라디보스톡에서 꽤나 유명한 다리이다.













졸로티 다리는 독수리 전망대에서 야경을 감상하기 좋은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해가 생각보다 늦게 지던 블라디보스톡에서 몇시간의 기다림 끝에 담은 3장의 사진이다. 짠내투어에서 박나래가 기획했던 포토스팟을 여행 전에 알았다면 좋았을 것을. 지금은 많은 한국 여행자들이 이 곳에서 사진을 담아 가겠구나. 여하튼 이 또한 내가 여행에서 하는 것 중 한가지인 높은 곳에서 야경을 담는 것을 충족하기 위한 행위였다.











다시 공연이야기로 넘어와서, 마린스키 극장에 도착했다. 사실 이번 여행전에 인터넷에서 표를 미리 예매하려고 했을 당시, 러시아에서는 발레가 유명해서 호두까기인형을 보려고 했는데 표가 모두 매진이었다. 그래서 여행 날짜와 시간을 고려해서 볼만한 것이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이었다. 그나마 조금 친숙하고 음악도 익숙한것을 고른다고 한건데, 4막까지 이어졌던 아주 길고 긴 오페라 공연은 처음인데다가 노숙을 하고 잠을 제대로 못자고 바로 공연장으로 달려와서 그런지 3막 까지는 공연장에서 숙면을 취했다고 고백한다.













마린스키 극장 내부. 여행자들은 찾기 힘들고 거의 근사하게 차려입은 현지인들이 대부분이었다.












2층에서 내려다 본 무대. 무대와 관객사이 움푹 들어간 푸른빛 부분에 오케스트라가 웅장한 음악을 연주하기위해 준비 중이다.













곡선의 관객석은 4층까지 이어졌다.









대부분의 공연이 그러하듯 오페라 카르멘의 공연 중 사진 촬영은 금지다. 모든 극이 끝나고 마지막 커튼콜에서만 한정된 촬영. 길고긴 4막의 오페라 공연이 끝이났다. 오페라 카르멘은 매력적인 집시여인 주인공 카르멘과 그녀를 사랑했던 군인 돈 호세, 호세의 약혼자인 정숙한 자태를 품은 미카엘라, 그리고 카르멘의 야성적인 아름다움에 반한 투우사 에스카밀로의 비극적인 4각관계의 이야기다.














좀 더 줌을 땡겨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집시 여인 카르멘. 4막의 길고 긴 오페라를 끝까지 끌고 간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다. 메조 소프라노의 카르멘 역은 마지막 커튼 콜에서도 기립 박수를 끌어냈다. 


그녀가 독창한 아름다운 곡 중에 1막에서 돈 호세를 향해 부른 "사랑은 자유로운 새 (L'amour est un oiseau rebelle)"가 잔상으로 남는다. 카르멘이 부른 이 곡은 나를 구속하면 나를 얻을 수 없고, 나는 나에게 애달파하는 사람보다는 과묵한 사람이 좋다는 내용이다. 그녀는 이 곡을 자신에게 구애하는 모든 남자들을 뿌리치고, 자신에게 유일하게 관심이 없어 보이는 남자 주인공 돈 호세를 바라보며 부른다.





L'amour est un oiseau rebelle


(사랑은 자유로운 새)




L'amour est un oiseau rebelle


(사랑은 자유로운 새)


Que nul ne peut apprivoiser,


(아무도 길 들일 수 없어요.)


Et c'est bien in vain qu'on l'appelle


(그를 불러봤자 아무 소용이 없어요.)


S'il lui convient de refuser.


(그가 거절한다면)




Rien n'y fait, menace ou prière.


(협박을 하거나 사정을 해도 소용이 없어요.)


L'un parle bien, l'autre se tait.


(어떤 이는 잘도 말하지만, 어떤 이는 과묵합니다.)


Et c'est l'autre que je préfère.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후자랍니다.)


Il n'a rien dit mais il me plait.


(그는 아무 말도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를 좋아해요.)




L'amour! L'amour! L'amour! L'amour!


(사랑이여! 사랑이여! 사랑이여! 사랑이여!)




L'amour est enfant de Bohême,


(사랑은 집시의 아이랍니다.)


Il n'a jamais jamais connu de loi.


(방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해요.)


Si tu ne m'aimes pas, je t'aime;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내가 당신을 사랑하죠.)


Si je t'aime, prends garde à toi! (Prends garde à toi!)


(내가 당신을 사랑하게 된다면, 너 자신을 돌보세요! (너 자신을 돌보세요!))




Si tu ne m'aimes pas, si tu ne m'aimes pas, je t'aime, (Prends garde à toi!)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내가 당신을 사랑하죠.)


Mais si je t'aime, si je t'aime, prends garde à toi!


(그러나 내가 당신을 사랑하게 된다면, 너 자신을 돌보세요!)




L'oiseau que tu croyais surprendere


(당신이 잡을 거라 믿고 있는 새는)


Battit d'aile et s'envola.


(날개짓하며 날아가 버릴 거에요.)


L'amour est loin, tu peux l'attendre,


(사랑은 멀리있고, 당신은 그것을 기다릴 수 있어요.)


Tu ne l'attends pas, il est là!


(당신이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면, 그건 그곳에 있을 거에요.)




Tout atour de toi, vite vite,


(모두 당신 주위에 있어요. 빨리, 빨리,)


Il vient, s'en va, puis il revient.


(사랑은 왔다가 가지만, 다시 올 거에요.)


Tu crois le tenir, il t'evite;


(당신이 그것을 잡을 수 있다고 믿으면, 그것은 당신을 피하지요.)


Tu crois l'eviter, il te tient.


(당신이 그것을 피할 수 있다고 믿으면, 그것은 당신을 꼭 붙들지요.)




L'amour! L'amour! L'amour! L'amour!


(사랑이여! 사랑이여! 사랑이여! 사랑이여!)




L'amour est enfant de Bohême,


(사랑은 집시의 아이랍니다.)


Il n'a jamais jamais connu de loi.


(방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해요.)


Si tu ne m'aimes pas, je t'aime;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내가 당신을 사랑하죠.)


Si je t'aime, prends garde à toi! (Prends garde à toi!)


(내가 당신을 사랑하게 된다면, 너 자신을 돌보세요! (너 자신을 돌보세요!))




Si tu ne m'aimes pas, si tu ne m'aimes pas, je t'aime, (Prends garde à toi!)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내가 당신을 사랑하죠.)


Mais si je t'aime, si je t'aime, prends garde à toi!


(그러나 내가 당신을 사랑하게 된다면, 너 자신을 돌보세요!)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내가 당신을 사랑하죠. 내가 당신을 사랑하게 된다면, 너 자신을 돌보세요. 구속받는 사랑을 원치 않았던 집시 여인 카르멘. 약혼녀 미카엘라를 버리고 카르멘을 사랑하게 되지만, 자신 스스로를 지키지 못했던 돈 호세. 결국 그로 인해 카르멘은 죽음을 맞는다. 그녀는 어쩌면 처음부터 자신의 결말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자석 같은 비극적 두 남녀의 사랑은 한 곳을 바라보지 못하고 어긋나 버렸다. 돈 호세가 끝까지 카르멘을 외면했더라면, 아니, 자유로운 그녀를 신뢰했더라면, 그 둘은 평행선을 그으며, 사랑이 이어졌을까. 


그날 관객석의 모든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나도 군중 속에서 그녀를 향한 공감의 박수를 선물했다.



아살리아의 브라보 크리에이티브 유럽 3.5탄, 짧막한 블라디보스톡 이야기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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