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배낭여행]Episode33.어긋난 톱니바퀴(맥그로드간즈편)

2011. 2. 20. 19:48Crazy Journey to Asia/In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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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ion gears -team force
 by ralphbijker 저작자 표시



Episode33 - 어긋난 톱니바퀴 (맥그로드간즈편)
이 이야기는 참 짧은 에피소드이지만 내게 있어 그때의 인도여행에서 빼먹을 수 없는 중요한 이야기 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당시의 그 이야기가 귓가에 맴돈다.

맥그로드간즈 길거리 어느 한 커피숍에 친구와 나란히 앉아 있었다. B형여자는 달달한 밀크티(핫초코였을수도있다), A형여자는 계피향이 듬북풍기는 카푸치노를 음미하고 있다. 불과 10흘전만해도 그들은 꼬질고질한 모습으로 어두컴컴한 기차역 플랫폼바닥에 앉아 하염없이 드러운 레일만 멍하니 바라봤었는데 지금 여기 이렇게 앉아서 여유를 즐길거라고 그누가 알았으랴. 인생 참 세옹지마로세.

카페주인은 티벳인인데 그간 인도인들만 마주하다가(때때로 내옆의 친구도 그들과 다름없어 보이기도 했으니) 한국인과 매우 흡사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가 참 뭐랄까. 반갑기도하고 정답기도하고 울컥하기도하고. 창너머 눈앞에 정감가는 카페주인이 보여 안도감이 들기까지 했으니말이다. 벽에는 맘에드는 그림까지 걸려있다. 너무좋다 여기!!^^



창너머엔 카페주인과 호남여행자가 이야기를 나누고있었다.




심리적 안정감을 도모하는 편안하고 따뜻한 그림이었다.





가끔 아무생각없이 멍때리는 일이 험란한 세상사에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한,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의학적으로는 증명되지않은 미스테리의 치료제라는 생각을 한다. 우린 그곳에서 그간 겪은 노고와 피로를 멍으로 치유하고 있었다. 따뜻한 차를 호호불며 마시는 친구에게 귀여운 구석을 발견할때쯤 지나가던 미스해나가 우리를 발견하고 들어왔다.

아무래도 인생선배이니만큼 우린 그날 그곳에서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지금 기억나는건 딱 한가지다. 그날의 기억을 되살려 다이얼로그를 짜보았다. 물론 온전한 내 기억력에 의존하다보니 각색이 됬을수도 있다.

"둘이는 무슨 사인거야?"
"친구."

"여기서 여행하다 만난거야? 만나서 온거야? 아님 원래부터 친구?"
"원래 친한 친구. 고등학교 친구."

"아... 그렇구나.. 친한친구랑 같이 배낭여행오기 힘들텐데"
"하하. 맞아. 그렇다고 하더라구."

"그래도 난 니들이 부럽다."
"??"

"지금이 아니면 아마 이렇게 같이 시간 맞춰서 여행다니기도 힘들꺼야. 나이 들면 더더욱 그렇고."
"..."

"나도 니들 나이때는 친구들이랑 같이 여행도 가고 했는데 이젠 그 친구들도 각자 일이 있으니 함께하기가 힘들어. 너희도 곧 느끼겠지만 나이가 들면들수록 각자 서로 바쁘고 어렸을때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달리다가 어느 순간 각자의 길로 가게되니까..."
"..."

"마치 어긋난 톱니바퀴처럼... 각자 맞물려 돌아가는 거지..."


어긋난 톱니바퀴
어긋난 톱니바퀴
어긋난 톱니바퀴

그때나는 알았다. 다시 이곳으로 여행을 오기까지 쉽지는 않을거라고. 지금 내옆에 있는 이 친구와 함께 돌아오기는 더더욱 힘들거라고. 우리 같이 다시 함께는 어렵겠구나.

그날의 그 어긋난 톱니바퀴라는 이야기가 뇌리에 박혀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우리 지금 이렇게 각자 다른길로 가고 있다. 마치 어긋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만날수도 없는... 그렇지만 태엽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느려지듯이 누군가 속도를 줄이고 하다보면 서로의 바퀴가 등속도로 이동하지 않는 이상 만날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 서른이 되기전에 다시 인도땅을 밟을 수 있길...
(최적의 루트도 다 구상해놨는데...쩝...)
To be Continued...


아살리아의 클라우드나인 인도배낭여행 맥그로드간즈편 (Episode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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