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배낭여행]Episode36.남우주연상 릭샤왈라, 장엄했던 인디아게이트(델리편)

Episode36 - 남우주연상 릭샤왈라와 장엄했던 인디아게이트 (델리편)

다시 돌아온 델리에서 그 동안의 여행을 회상하며 조금씩 떠날 준비를 해가고 있었다. 뭔가 마음 깊숙히 애증이 쌓인듯 델리로 돌아와서는 자연스럽게 정리모드로 돌입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일본에서 시작 될 또 다른 여행을 기대하기도 했던것 같다.

때는 바야흐로 인도를 떠날 날을 이틀인가 하루인가 남겨둔 어느날...

남우주연상 릭샤왈라와의 얽힌 이야기 궁금해?

빠하르간즈에서 릭샤를 잡아탔다.
마지막으로 인디아게이트를 가보자라는 일념하에...
왠일인지 예상보다 릭샤와의 가격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됬다.
우리가 부른 가격에 한번에 오케이를 날리며 어서타란다. 뭘까?

외딴곳으로 한참을 달렸을까.
역시나 릭샤왈라가 멈춰선 곳은 낯선곳의 어느 갤러리.
들어가서 구경만 해도된다.
내 이럴줄알았지.
어쩐지 요금을 싸게 매겼다 싶었다.

싫다. 우린 안내려!!
여긴 인디아게이트가 아니다. 인디아게이트어딨냐!
인디아게이트로 가라!

어제까지만 이라도 속는샘치고 들어가 줄텐데 왠지 모르게 그날은 정말 우린 짜증이났고 또 지쳤다.
완고하게 안내리고 버티니 너네같은 독종들은 첨이다라는 듯이 체념하고 다시 달린다.

얼마나 더 달렸을까.
또다시 릭샤왈라가 멈췄다.
아무래도 분위기가 이상해.
릭샤왈라가 화가좀 난거 같애.
멈춰선 곳의 주변을 두리번 거려보니 거리에 사람이 아무도 없다.
건물도 없고. 심지어 도로위에 차도 없다.

슬그머니 릭샤왈라가 내린다.
불길한 예감.
순간적으로 들게된 위험감지.

운전석과 가까운쪽에 앉아있던 나는 순간적으로 친구쪽으로 바짝 땡겨 앉아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릭샤왈라는 뒤로 돌아 가더니 뒤에서 뭔가 부시럭거린다.
오마이갓. 혹시 그는 둔기를 소지하고 있지 않을까? 아님 혹시 초...총?
아 이렇게 쥐도새도 모르게 가는건가.
여행 끝물에 재수가 없구나.
아 그냥 갤러리 들어가서 베뤼나이쓰 몇 번 외쳐주고 나왔으면 될것을...

가만있어보자 지금이라도 튀...튈까?
뒤에서 계속 부스럭 거리는 녀석때문에 등골이 오싹한건지 좀이 쑤시는건지
여하간 그다지 다시는 느껴보고 싶지 않은 기분을 느끼고 있을때쯤.

응?

머릿속으로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세우고 있느라 처음에는 미쳐 알아채지 못한
그의 이상한 행동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녀석은 계속해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뒤에가서 부스럭.
다시 운전석으로 가서 시동을 켰다 껐다.
고개한번 갸우뚱.
또다시 릭샤 뒤로가서 부스럭.

냉철한 내 친구는 문제가 있냐고 넌지시 녀석에게 질문했고.
그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이
그는 두 손을 펴 어깨높이로 올리며 나도 어찌할바를 모르겠다라는 표정을 지어보인다.
오호.
그럼우린 내리겠다.

바짝 쫄았으면서도 괜히 쿨한척 우린 시간이 많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듯 재빨리 릭샤에서 내렸고.
뒤돌아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그나마 뛰지 않은 것은
옆에서 나란히 긴장하며 걷고 있는 친구에 대한 일종의 배려 혹은 아량? 유남쌩?
근데 불과 20M 걸었을까?
부왕~~

응?

반대방향으로 멀어져가는 릭샤를 넋놓고 바라보며 한동안 나와 내친구는 공황상태.
뭐지?

우리 또 당한건가?

뭐야 그 녀석 아주 참 연기가 훌륭했어! 볼리우드의 미래는 참 밝군그래.
순간적으로 긴장이 풀리면서 다리까지 풀려버렸다.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이 어이가 참 없네요라는 문장으로는 아주 많이 부족하게 되버렸다.
하하하.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친구와 서로 바라보며 있는데...

응?

근데여긴어디지?

아...

 

인도 루피!!

우린 서로 말도 없이 한참을 걸었다. 이 동네는 릭샤는 다니지 않았다. 델리에 사는 상위1% 부유층 동네였다. 집마다 큰대문이 있고, 무성하게 자란 나무와 꽃들로 뒤덮힌 정원이 있고, 여행중에 보지 못했던 제대로된 승용차가 있는...

지도를 봐가며 오로지 로드명으로 인디아게이트를 찾아 걷고 또 걸었다. 너무 덥고 물은 계속 마셔대는데 앉아서 쉴만한 곳도 마땅치 않고 여기 사막도시같다는 생각이들었다. 그렇담 인디아게이트는 오아시스인가. 얼마나 걸었을까. 저멀리 한줄기 빛이 보이는 듯했다. 두둥. 그렇게 인디아 게이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by Koshyk

캬악!!! 심봤다!!!!

그렇게 우린 인디아게이트를 만날수 있었다. 그 장엄함에 압도당해 그간의 힘든여정이 잊혀져...
갈줄 알았지만 불행히도 그러진않았다. 저길 넘어서면 왠지모르게 돈테크만이 기다리고 있을것 같았다. 나를 아주 평온한 곳으로 데려가 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더 가까이 좀 더 가까이 인디아게이트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마치 빨려들어가는 듯. 그렇게. 조금씩. 그렇게.

응?

이제 돌아가야지.
끝?

돈테크만은 없고 엄청난 인파의 인도인들을 만났다. 이상하게 사진을 찍은 것 같은데 인디아게이트 사진이 없다. 그 엄청난 인파의 인도인들이 사진 좀 찍어 달라고 부탁해서 찍어 주고는 정작 내꺼로는 안찍었던거다. 다음에 또 오라는 건가. 

그렇게 험난한 인디아게이트답사기는 끝이 났다. 희한하게 이 날 하루는 하루종일 단 한장의 사진도 찍지 않았다. 

To be Continued...

아살리아의 클라우드나인 인도배낭여행 델리편 (Episode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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