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11. 나의 첫번째 하우징 이야기

2012. 5. 15. 15:38America Dreamin' 1.0/Trac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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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번째 Home Sweet Home~

우거진 나무들은 인간에게 유익하나, 외출할때면 문 앞의 나무들을 지나가면서 늘 거미줄이 얼굴에 엉켜 뜯어내면서 걸어가야한다.

 

 

 

미국 와서 살게된 나의 첫번째 하우징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때는 바야흐로 2012년 2월9일 오후, 나는 낯선곳에 떨어졌다.

 

청바지를 입고 잠을 자도 더이상 잔소리하는 엄마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고,

 

늘 먹기 좋게 과일을 깍아 주던 아빠도 없이, 내 스스로 사과하나 깍는데 10분 이상이 소요되는 이곳에서

 

주인 아주머니의 환영메세지가 적힌 쪽지와 무식하게 큰 투박한 주차장 도어키 그리고 열쇠꾸러미들과의 생활 시작.

 

 

 

그런면에서는 번호키가 참 편한데 미국은 대부분의 문짝이 나무로 되있어서 보안상 번호키를 못쓴다고 하네.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에는 문 앞에서 번호를 까먹어 한참이나 서있을거 같은 생각이 문득 든다.

 

 

 

 

주인 아주머니를 처음 마주한날,

 

남편은 의사고 본인은 스쿨 비즈니스로 바쁘다며 집에는 잘 안오니 조용하게 지낼만 할꺼라고 하셨다.

 

부엌 밥통안에 보라색 곰팡이 핀 밥을 보고나서 나는 그녀가 정말 바쁘다는 것을 알았다.

 

2층에 멍멍이는 보안으로 키우고 있는데 길 지나가는 누가 우리 담장만 건드려도 짖으니까 밤에 무섭진 않을꺼라고 하셨다.

 

쉬지않고 짖어대는 5마리의 멍멍이들 덕분에 나는 늘 무섭진 않지만 더불어 고요하지도 않은 잠자리에 적응해 갔다.

 

 

 

제일 몸짓이 작고 제일 승질이 드러운 멍멍이 두마리는 사진에 없다. (이포스팅을 올리는 지금도 멍멍이가 멍멍거린다)

지난번 쥐사건때 나를 지켜준 듬직한 타타가 가운데 있는 녀석이다. 안녕 타타! 타타는 이젠 날보면 안짖는다.

 

 

 

 

한번은 식탁에 앉아 밥을 먹는데 정면에 큰 어항이 눈에 들어왔다.

 

문득 나는 이런생각이 들었다.

 

'저 어항안에 물은 얼마나 오래되었을까'

 

그런데 용케도 어항안에 금붕어가 있다. 죽은걸까? 안움직이네 자는건가?

 

가까이 다가가보니 그건 어항 겉면에 붙어둔 스티커라는 걸 쉽게 눈치 챌 수 있었다.

 

 

 

 

영원히 죽지 않는 금붕어.

 

 

 

 

가끔은 식탁에 앉아 밥을 먹을때 느껴지는 정막감이 소름끼칠 때가 종종 있다.

 

한국에 있을때는 텅빈 집에 혼자서 쇼파에 누워 하루종일 티비를 봐도 즐거웠는데,

 

여기선 빈집이라는 느낌이 한국에서 그 느낌과 너무 다르다.

 

뭔가 온기가 없다.

 

수맥이 흐르나?

 

 

부엌 모습.

 

 

 

지난번 정전사태때 뜯었던 액자. 다시 원상태로 제자리에 걸려있다.

 

 

 

 

하우스메이트와 쉐어하는 화장실.

 

 

 

 

화장실 거울앞에 있는 체중계. 이젠 파운드개념이 익숙해졌다.

살이 잘 안찌는 체질이라도 미국가면 다 찐다는데 아직까진 아니라 다행이다. 열심히 줄넘기!

 

 

 

거실모습. 사진상으로는 느낌이 잘 안오지만 실제는 굉장히 음침(?)하다.

 

 

 

 

 

거실 3면이 거울로 되있어서 심심할땐 셀카질을 종종. (아이폰 3GS라 거울없인 셀카도 힘든 현실)

찍다가 나도모르게 무서워져서 내방으로 도망치곤했다.

 

 

 

 

그래도 지금 사는 이 동네가 좋긴하다.

 

어덜트스쿨도 가깝고 도서관도 가깝고 공원도 가깝고,

 

무엇보다 해가진 후에 돌아다녀도 안전하다는것이 좋다. 

 

지난번엔 출근하려고 집에서 나오는데 왠 커다란 트럭들이 대문앞에 있는거다.

 

옆집이 이사가나 했는데, 나와보니 이사가는거 치고는 트럭이 엄청 많았다.

 

 

 

내가 좋아하는 공원의 의자.

 

 

 

 

근처 도서관에서 하는 프로그램 안내판.

 

 

 

 

 

 

 

 

 

 

우리 이웃집들. 건물들이 하나같이 너무 이쁘다.

 

 

 

 

 

큰 트럭들의 정체는 촬영중.

아에 진입로를 막아서 경찰까지 나와있고 여기 LA에서는 흔한 일이라는데 난 괜히 신기해가지고.

출근길에 본걸 퇴근하고 집에오는데도 아직 촬영중이었다.

 

 

 

 

그런데 역시나 돈은 거짓말 안한다고 이렇게 동네가 좋고 안전한 반면,

 

월급에 반이 하우징비로 든다.

 

그래서 이사를 가기로 했다.

 

사실상 이사를 가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원래 미국오기전 계획이 최대한 다양하고 새로운것을 누려보고자 하우징을 3개월 단위로 바꿀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2. 미국온지 3개월이 이미 지났다.

 

3. 처음엔 잘 몰랐으나 이 집 은근히 드럽다. (내 기준에 드러운거면 진짜 드러운거다)

 

4. 온기가 없다.

 

5. 쥐가 또 다시 언제 공격할지 모른다. (지난번 쥐사건이 정말 큰 몫했다.)

 

 

 

 

주변의 다른 집들에 비해 외관은 초라한 유일한 집인데,

난 늘 이 집을 볼때마다 저기 주차되있는 빨간색 낡은 캠핑카와 잘 어우러진 그림같은 생각이 들었다.

 

 

 

 

 

예쁜 정원을 가지고 있는 하우스.

저기 보이는 VOTE라는 글자는 실제 CD로 만들어 논것이다. 이제 이정원도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안남았다.

 

 

 

 

 

여긴 번지수를 이렇게 보도블럭에 표시를 해두었다.

걷는 자보다 차를 탄 자 들이 많은 곳인 만큼 집집마다 번지수 표시도 한국이랑은 다르네.

내가 사는 주소 929. 잘있어~

 

 

 

때마침 회사직원과 아파트를 쉐어하기로 했다.

 

그래서 요즘 오픈하우스도 보러다니며 알아보고 있는데,

 

여긴 서쪽으로 갈수록 안전하지만 비싸고,

 

동쪽으로 갈수록 코리아타운이지만 싸다는 공식이 있다.

 

적당한 곳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여차하면 공원에서 노숙해야 될지도 모르겠다.

 

요즘 착해보이는 홈리스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어찌됬든 6월 1일부터는 새로운 곳에서!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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