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배낭여행]Episode16.바라나시 입성(바라나시편)

2010. 11. 16. 13:55Crazy Journey to Asia/In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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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6 - 바라나시 입성 (바라나시편)
오르차로 오는 기차에서도 티켓을 잘못 끊어 (알고 보니 대기자 좌석이었다는 슬픈 이야기) 화장실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쭉 갈뻔했는데 오르차를 떠나는 기차에서도 한바탕 소동을 벌였었다.

아… 정말이지 기차 탈 때 마다 항상 무슨 일이 생겼던 것 같다. 정말 제일 어처구니 없는 초대박 이야기는 다음에 쉼라편이 절정이다.

어찌됐건 무사히 기차에 올랐는데 오르차(잔시역)에서 바라나시까지의 예정소요시간은 11시간이다. 침대칸을 예매해서 밤기차로 이동하기로 했다.(그래서 이번만큼은 에어컨기차로 돈 좀 썼다. 인도의 기차요금은 등급별로 아주 다양하다.) 11시간쯤이야 쥐 죽은 듯 자고 일어나면 되겠구나 싶었다.

바나나 하나 먹고 푹 자고 일어나니 9시간이 흘러 있었다. 당시에 쓴 일기장을 보면 이렇게 적혀있다.

2006년 6월 6일 AM 8:20 날씨: 잘 모르겠음

 몇 일만에 펜을 다시 든다. 지금은 기차 안이다. 꼭대기 침대칸에서 엎어져서 일기를 쓴다. 우리는 어제 저녁 오르차에서 바라나시로 출발하는 기차를 탔다. 또 한번 기차역에서 소동을 벌였다. (중략)

 이미 건너편 플랫폼에 들어온 기차를 보고 또 미친 듯이 뛰어야만 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맞은 에어컨 바람~ 우리가 가야 할 기차는 11시간을 간다. 어떻게 버티지 했지만 이미 우린 밤사이에 잠을 자서 이제 겨우 2시간 가량만 남았다.

 
그렇다. 나는 당시 남은 두 시간, 여유롭게 일기를 쓰고 배낭을 점검하고 침낭을 정리하고 아직 자고 있는 나의 동반자를 깨우고 그 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한 차례 보고…그러면 될 줄 알았다. 그러고 나면 바라나시에 도착하겠지 싶었다.

그러나… 아아아악~

여전히 이 느려터진 기차는 철도 위를 달리고 있고 남은 두 시간이 세 시간이 되고 세간이 네 시간이 되고… 이상하다 싶어(혹시 잠자는 사이 기차역을 지나쳤나 싶었다 정말) 델리에서 샀던 열차표 경로를 보며 현재위치에 대한 추적에 나섰는데 아직 3분의 1은 남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에게 여유를 주었던 달콤한 두 시간은 뜬눈으로 보낸 고행의 일곱 시간으로 불어나 버렸다. 인도에서 기차를 타면서 나는 진정으로 인내심을 배웠다. 그리고 이건 앞으로 일어날 일의 예행연습 정도라고나 할까.

(사진을 크게 보려면 클릭!!)
바라나시로 떠나는 기차를 기다리며 왠지 처량맞은 그들의 모습이 우리같았다(좌)
플랫폼 어딘가로 쏜살같이 달려가 사다먹은 친구의 주스(우)

바라나시에 도착하기 이틀전부터 제대로 밥을 먹은 적이 없었다. 여행 중에는 잘 먹지 않은 편인데다가 이 무렵에 식욕이 거의 바닥을 치고 있던 때라서 바나나가 주식이 되었다. (같이 간 친구는 그 후유증으로 한국에 돌아온 후 한동안 바나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함)

실제로 나는 인도를 다녀와서 체중이 6Kg이나 줄었다. 이건 같이 간 내 친구도 마찬가지였는데 가끔 우린 우스갯소리로 주변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면, 진정으로 살을 빼고자 한다면 인도를 가라고 조언한다.

지칠 때로 지친 몸으로 오후가 다 되어서야 도착한 바라나시.

역전에서 사이클릭샤를 골라 잡았는데 또 하필 우리보다 더 지쳐 보이는 할아버지 릭샤왈라가 우리를 태우고 도로위를 달린다. 아주 오늘내일하신다.

엉덩이 세우며 열심히 패달을 밟으시는 할아버지를 보며 피곤해 죽겠는데 내려서 밀어 드려야 될 것 같은 이 시츄에이션. 우리 옆으로 다른 사이클릭샤들이 뒤에 해비급 백인들을 태우고도 쌩쌩 잘도 달린다. 아… 오늘 내로 갠지스강 언저리까지 당도나 할 수 있을런지… 


갠지스강언저리 가장 인도스러운 그곳



갠지스강 위의 보트 가장 인도스러운 그들




그렇게 힘들게 바라나시에 입성했다.
가장 인도적인, 가장 인도다운, 가장 인도스러운
그런 곳에… To be Continued...

아살리아의 클라우드나인 인도배낭여행 바라나시편 (Episode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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