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여행시즌투] #07 - 암울한 과거의 흔적을 따라서 (제주 올레길 10코스)

2011. 8. 28. 02:00Lovely Jeju Island/Season2.(JUL 2011)

728x90
반응형




#07 - 암울한 과거의 흔적을 따라서 (제주 올레길 10코스)

올레길 위에서는 특히나 좁은 산길에 소나 말이 좀처럼 그들의 엉덩이를 치우지 않아 그들 스스로 움직일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순간이 있다. 어느 부근에 진입해서는 굉장한 무리의 어미말들을 만났다. 임신한 말 아니면 곁에 새끼를 둔 말들이 무리지어 있었는데 새끼에게 젖을 물리며 길을 막고 서있는 한 녀석을 우리는 지나가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이 뒤돌아 있었기때문에 말옆을 지날때는 절떄 뒤로 지나가지 말아야 한다는, 그들이 놀라면 뒷발로 걷어찰지도 모른다며 어디서 다들 주서 들은 말이 있어가지고 아무도 먼저 그 길을 지나치는 것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한참을 기다렸을까.
어떤 아저씨 한 분이 저 멀리서 성큼성큼 자신있게 이쪽으로 걸어오고 계셨다. 도움을 청해보자라는 생각을 갖고 행동에 앞서기도 전에 그 아저씨는 '쌩'하니 우리곁을 지나가셨고, 더불어 그 어미말 뒤로 '휙'하니 지나가시는 거다. 멀어져가는 아저씨의 뒷모습을 우린 모두 어이없이 바라보며 너도나도 할것없이 재빨리 그 뒤를 따랐다. 어미말은 생각보다 예민하지 않다는 그 날 이후의 지론.


올레길 이정표가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걸로 봐서는 그들이 지금 예민할꺼라고 아무 의심없이 믿어버렸는지 모르겠다.







 
사실 전편까지 10코스의 1부로 여긴다면 지금부터는 10코스의 2부로 봐야한다. 올레길 초창기때는 11코스였던 지금 이 길이 현재는 코스변경으로 10코스에 편입되있다. 이른바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길.

 




셋알오름을 지나 만난 또하나의 과거의 흔적. 이곳은 모슬포해병부대가 민간인을 학살한 곳이다. 부대에서 차출된 대원들이 이렬종대로 대기하고 있다가 트럭에서 내리는 민간인들을 이곳호 가장자리로 끌고 가서 한명씩 세워놓고 총살시켰다고 전해진다. 히틀러만 욕할게 아니다.





저멀리 보이는 것이 바로 알뜨르 비행장이다. 사실 당시에는 저멀리 보이는 괴상한물체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올레코스가 저기 바로 밑을 지나가도록 길이 나있는데 바짝 다가가 지나가면서도 계단이 나있는 저것이 무엇일까를 한참이나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제단인가. 외계인과 교신장소인가.

알뜨르비행장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공군병력을 집결시켰던 곳이다. 그들은 이 곳 제주를 요새로 두고 태평양전쟁 말기, 수세에 몰려 제주도를 저항기지로 삼았다고 한다. 에잇 이쯤에서 한번 외치고 갈까. 대한독립만세! 독도는 우리땅! 퉤퉤퉤!


안개속 너른 벌판을 걷는 몽롱한 기분을 계속해서 만끽하며 올레길 10코스 끝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To be Continued...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