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5. 어덜트 스쿨을 가다 - Los Angeles CAS (Community Adult School)

2012. 4. 2. 09:12America Dreamin' 1.0/Trac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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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버스를 타고 가고 있었는데 어떤 백인 아줌마가 나를 톡톡치는거다. 버스안은 만원이라 복도에 서있던 내주변에도 많은 사람들이 서있었는데 확실히 그 아줌마는 나를 보고 있었다. 뭐라고 얘길하는데 사람이 많아서 그럴수도 있고 작은 목소리의 그아줌마가 뭐라하는지 모르겠는거다. 나는 이어폰을 빼고 다시 들어야 겠다는 생각에 손가락을 귀에다 가져갔는데 웁스! 난 이어폰을 끼고 있지 않았던거야. 이래서 버릇은 무서운거다. 여하간 이어폰을 꽂고 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내 히어링은 정말 최악이었나보다.

그 아줌마는 내가 매고 있던 백팩이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았다. 아주 나이쓰라며. 내고향에서 샀어. (동대문 도매상 길거리에서 2만 5천원 주고 샀을거라고는 꿈에도 상상 못할 꺼다 그아줌마는)

여하간 이런 사건을 계기로 어덜트 스쿨을 가려고 마음 먹었다. 어덜트 스쿨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건데 그곳에 free ESL(English Second Language) class가 있다. 거의 멕시칸들을 위한 클래스라고 봐도 무방한데 뭐 어찌됬건 한번 경험해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것같아 근방에 있는 어덜트스쿨 리스트를 수집했다.

코리아타운쪽은 무조건 배제하고 평일 오후에 하는 그리고 집에서 가까운 곳을 물색하다가 Los Angeles High School내에 어덜트 스쿨로 낙찰. 사실 여기가 집바로 앞이라 가장 베스트였다.

 

가보니 스페니쉬 클래스도 있다. 여하간 간단하게 기본적인 질문을 하더니 등록과정을 거친후 어디로 가라고 일러준다. 그가 했던 질문들은 아주 쉬운것들이었는데 이를테면 당신은 지금 서있냐 앉아있냐. 그런데 오늘 무슨요일이냐는 질문에 잘모르겠다고 해서 그랬는지 처음에 들어간 반은 레벨이 낮은 반이였다. 아주 기초적인 grammar를 다루고 있었다. go를 don't go 혹은 doesn't go 뭐 이렇게 문장에 맞게 바꾸는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아... 이게아닌데... 라는 생각을 하며 내앞에 놓인 쪽지의 빈칸을 채우고 있었다. 그런데 심지어 막틀렸다.

쉬는 시간이 되었고 나는 다시 사무실로 가서 반을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첫번재 들어갔던 클래스. 그의 넓은 등짝을 바라보며 아... 이런걸 배우려고 온건 아닌데 라는 생각을 하며 씁슬해졌다. 저멀리 선생님은 새로 온 나를 위해 분주히 뭔가를 준비하고 계신다. 하루만에 반을 바꾸고 다음날 다른반에 있는 나를 발견한 그는 언제 바꿨냐며 나를 한번 째려보고 가셨다. 쏘뤼~

 

Los Angeles Community Adult Schol ID Card다. $2.00을 내면 이걸 준다. 반드시 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여하간 Free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게 참 좋은것 같다. 돈은 거짓말 안한다며, Free니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말고 가는게 좋다는 주변의 얘길 듣고 갔지만 퀄리티가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선생님들은 너무 열정적으로 가르치신다.

여기서 수업을 듣다가 주변 학생들이랑 대화를 하다보니 알게된 건데 맥도날드의 매니저로 일하는 싱글맘 페트리샤는 3년정도 여기 주변의 어덜트스쿨을 다녔었는데 이곳이 가장 좋았고 특히나 현재 내가 듣고 있는 클래스의 담임선생님이 가장 열심히 가르친다고 얘길 해주었다. 처음부터 이곳에 와서 처음부터 그를 만나게 된(물론 한차례 반을 옮겼지만) 나를 보고 행운아라고 그녀는 힘주어 말했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반을 바꿀 수 있냐고 물었다.

"너무 쉬워?"
"응. 난 좀 더 대화를 하고 싶어. 기초적인 문법말고."
"그래. 그럼 우리 이렇게 하자. 내가 너의 실력을 정확히 잘 모르니 간단한 시험을 보는건 어때?"

그래서 그는 내게 종이 한장을 건내주며 157번 룸으로 가서 시험을 치고 결과를 가지고 다시 자기한테로 오라고 했다. 분법이랑 리딩시험이라. 굉장히 오랜만에 시험을 치게 된건 같다. 약간의 긴장감을 안고 157번 룸으로 가서 그에게 종이를 내밀었다. 이미 한명의 멕시칸 콧수염 남자가 시험실 중간에 앉아 신중히 시험을 치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자리에 앉아 기다렸다. 감독관은 내게 시험지를 건내주었다. 시간제한있냐고 물으니 없다고 하길래 아주 천천히 문제를 풀어나갔다. 사실 초반에 집중이 하나도 안되서 리딩푸는데 종이 한장 넘기기가 힘들었다. 복도에서는 쉬는시간이라 학생들이 떠들고 문을 닫으려고 하니 감독관이 닫으면 안된다고 하고.


 

시험문제지를 받아들고.

나도 모르게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여덜시 반이 되니 감독관은 자기 퇴근해야된다고 내일 와서 다시 시험을 치랜다. 하하하. 아. 몇문제 안남았는데... 칼퇴는 소중한 거니까. 어쩔수 없이 나는 다음날 이어서 시험을 치뤘다.

 

시험 결과는 바로 나온다. 그가 점수를 적어주었다. Level 은 1, 2A, 2B, 3A, 3B, 4~6까지 있다. 아마도 내가 처음에 들어간 클래스는 2B정도 였던거 같다. 3B부터는 내가 본 시험을 치뤄야 들어 갈 수 있나보다. 여하간 좀 더 높은 반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 월요일과 수요일은 Reading과 Conversation, 화요일과 목요일은 Grammar와 Writing 수업이 있어서 선생님도 다르다.

 

월수 선생님. Friedman.

처음 그녀를 보자마자 그녀와 간단한 면담을 보았다. 목소리가 엄청나게 우렁찬 그녀는 내 나이를 보고 94년생으로 잘 못알아보았는데(서양인들은 동양인을 굉장히 어리게 보는 경향이 있긴하다. 나역시 10년 깍고 싶소.) 그 이후로 나를 Young Girl 혹은 Sweety라고 부르는데 아마도 그녀는 나를 계속해서 94년생으로 알고 있나보다.

그녀는 왼쪽 팔이 없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굉장히 당당함이 항상 풍기는 멋있는 여자다. 참고로 사진상에 왼쪽에 서있는 남자는 사무실에서 처음 만났던, 나한테 너지금 서있니 앉아있니라고 물어본 선생님이다. 아무래도 그가 학과장 같은 뭐 그런거 같다. 가끔 교실에 들어왔다 나갔다 한다.

 

화목 선생님. Lapolice.

그도 참 유쾌하다. 그리고 표정이 너무 다양해서 웃기다. 걷는것도 재밌게 걷고 진짜 만화 캐릭터 같다. 굉장히 열정적으로 가르쳐서 말할때마다 삑사리가 자주나는데 그럴때마다 난 웃음을 참지 못한다. 그의 말이 굉장히 빠른데 그래서 더 좋은거 같다. 곧 적응 되겠지.

 

어덜트 스쿨의 연령대는 다양하다. 배움의 대한 열정과 열망은 나이와는 상관없지. 벽에는 뭔가 잔뜩 붙어 있다. 여긴 오전에는 고등학교이니. 그런데 벽에 붙어 있는 수학문제 이거 고등학생들이 푸는 걸텐데 지금 보니 하나도 모르겠다. 나름 이과였는데 안습이다. 여튼 미국의 학교에는 벽에 뭔가를 항상 잔뜩 붙여두는거 같다.

 

쉬는 시간이 되면 스페니쉬 타임이 된다.  gghgya#%^*%#%jhgdj. 신기하게도 한국인이 없다. 길에는 많은데 학교에는 없다. 지금까지 딱 두명봤다. 오히려 일본인들 조금 있고. 동양인은 거의 일본사람.

잘몰랐던 사실인데 멕시코에서 왔다는 마리오가 알려준건데 난 처음에 멕시칸이면 그냥 다 멕시코에서 온 줄았다. 그런데 그가 하는말이 멕시코사람은 자기를 포함해서 여기 클래스에 3명 뿐이란다. 스페니쉬를 쓴다고 해서 다 멕시코에서 온건 아니였다. 쏘뤼~

 

내가 어덜트 스쿨에 들어간 시기는 때마침 방학을 앞두고 테스트가 있었던 때였다. 그들은 다음레벨로 올라가기 위한 테스트를 치뤘고 마지막 목요일에는 파티가 있고 그다음 한 주간 방학을 갖은 후 4월 둘째주 부터 새학기가 시작인거다. 결국 나는 오자마자 파티하고 방학을 맞게 되었다.

그들은 전부 다음 레벨로 올라가고 나는 남게 되었다. 그렇지만 지금 선생님이 맘에 들어서 내가 남겠다고 한거였다. 선생님은 모두 내게 선택권을 주었다. 내가 선택한 거다. 여하간 그들이 시험을 치루는 동안 나는 뭐하냐니까. 저위에 사진에 나와있는걸 주었다. 이거 하고 있어. 아주 재밌을꺼야. 근데 생각보다 잘 안찾아진다. 크큭. 이것말고도 미국의 50개주를 알파벳순으로 채워넣는것등이 좀 어려웠다.

 

오자마자 파티참석. 선생님선물과 파티음식 장만 회비로 20불까지 냈다구. 카페테리아로 여섯시까지 와. 음식뭐 살까? 김치필요해? 난 멕시칸 음식 좋아해. 그런데 정작 어떤 음식이 있는지 이름을 모르겠다. 여하간 목요일 저녁 그곳으로 가방 없이 향했다.

 

오호. 그날 DJ까지 섭외했더라고.

 

너무 일찍 왔는지 아직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옆반에는 알록달록 화려하게도 셋팅이 되있었다. 반면에 우리반은.

 

응?

멀뚱하게 앉아서 기다리고 뭐하고 해서 잠깐 바람도 쐴겸 학교주변을 돌고 왔다. 매일 밤에 집에 돌아가니 여기 주변을 둘러볼 겨를이 없었는데 좋은 기회였다. 학교는 꽤컸다. 운동장에 트랙을 따라 몇바뀌 뛴뒤 돌아왔다. 정신일도는 달리기가 최고지.

 

 

 

 

 

 

 

 

 

 

 

 

다시 돌아오니 반 친구들이 있었다. 친구들이라고 해봤자 여기 온지 일주일바께안되서 몇 안되지만 앉아서 멕시칸 음식을 먹었다. 그날 이치로 아저씨와 얘길 많이 했는데 그는 일본인이고 정부에서 일한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무슨일을 하는지는 못알아들었다. 일본에 살때 자기 동네 옆집에 이명박이 살았다며 굿 펄슨이라고 그런다. 그 옆에는 김정일 와이프가 살았었고. 이치로의 이야기는 참 흥미로웠다.

그는 자식은 없고 부인과는 일년전에 이혼해서 그녀는 일본으로 돌아갔고 자기는 남았다고 하는데 굉장히 인생을 즐기며 사는 중년의 남자였다. 패션도 항상 중절모에 스키니. 컨츄리 음악을 좋아한다는데 가방속에 씨디를 넣고 다니는 그는 자랑하듯 내게 보여줬다. 뭐 이상한 숫자가 커버에 적혀있는데 뭐냐니까 스텝넘버란다. 그는 춤을 좋아해서 DJ가 음악을 바꿔주니 갑자기 나랑 얘기하다말고 댄스타임 이러면서 앞으로 튀어 나갔다. 하하하.

 

 

 

 

 

각각의 클래스별 선생님 소개가 이어졌다. 다들 그동안 수고 해주신 선생님께 아낌없는 박수를 퍼부었다. 내앞에 서있는 우리 담임쌤. See you again~!

 

파티는 무르익어가고~!!

 

학과장 aka 근육맨이 나와서 또 그'이야기'를 하였다. 그 '이야기'가 무엇이냐하면. 결론 부터 말하자면 어덜트 스쿨이 6월에 없어진다. 여기뿐만아니라 캘리포니아 전역이 다 없어진다는거다. 터미네이터 아저씨가 정치를 그지같이 해서 예산이 없어져가지고 그렇다고들 하는데(이건 선생님들이 한말은 절대아니다), 여하간 어덜트 스쿨은 올해 6월까지. 그 이후는 어떻게 될지 미지수다.

결국 난 또 이렇게 끝물에 어덜트 스쿨에 입성했는데 없어진다고 하니 마니 아쉽다. 어떤면에서는 없어지기 전에 오게되서 행운이기도 하것같고, 나야 뭐 떠돌이 뜨내기에 불과하지만 여기서 터전을 잡고 사는 그들에게는 인생의 큰 위기와도 같은 걸꺼다. 선생님들은 그들에게 항상 경각심을 심어주기위해 너희들의 인생이 걸린 문제라며 목소리를 높히신다. 여하간 앞으로의 행보가 나또한 궁금하다.

어덜트스쿨이야기는 여기까지. 아마 후속편을 포스팅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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