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27. 친구가 없어서 친구를 부르다

2012. 8. 30. 05:59America Dreamin' 1.0/Trac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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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먼 여기 미국까지 비싼 해외통화를 시도해준 (회사전화로) 고마운 내 친구와 통화 하면서 나도 모르게 길가에 흩뿌려진 꽃잎 한올한올로 뭔가를 만들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거슨 어쩌다 보니 우리나라지도였다. 미국에 완벽적응했다고 자부하면서도 나는 고국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그곳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그리웠다.

 

 

 

 

 

 

 

 

아살리아의 친구영입 프로젝트 3탄

"친구가 없어서 친구를 부르다"

 

1탄 보기- 친구가 없어서 친구를 샀다

2탄 보기- 친구가 없어서 친구를 만들다

 

 

 

 

 

이번달 초. 마이애미에 있는 친구와 카톡을 하고 있었다.

 

"라스베가스갈꺼야"

"언제?"

 

"8월26일쯤에"

"왜?"

 

"그날이 미국온지 200일 되는 날이야"

"누구랑 가?"

 

"혼자가면 이상한거니?"

"같이가자"

 

 

8월 26일이 미국온지 200일 되는 날이었다. 가끔 쓰잘때기 없는 짓에 목숨거는 타입인데 뭔가 그날은 특별하게 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샌디에고나 라스베가스를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때마침 친구가 혼자 청승떨고 앉아있을 내가 안쓰러웠는지 마이애미에서 무려 시차가 3시간씩이나 차이나는 이곳으로 온다는거다. 그리고 진짜 다음주에 비행기를 예매하더니만 어젯밤에 막걸리를 6병드링킹하고 지금 내방에서 자고 있다. 캬캭! 

 

 

 

인증샷을 냄겨두었다. 그녀는 나를 즐겁게 해주기로하고 일단콜.

 

우린 타국에서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는 마이애미에 있다. 나보다 미국을 4개월정도 먼저 들어왔는데 뉴욕에 있다가 후덜덜한 물가와 드럽게 추운날씨때문에 남쪽으로 간 그녀는, 마이애미 그곳이 쿠바와 가까워서인지 남미같다며 이젠 라틴음식이 너무 지겨워졌고, 한국인이 너무 없어서 개콘 개그드립을 공유할사람이 없어 너무 한국으로수다가 떨고싶었다는. 나도 미국온지 어언 6개월. 메트로 찬스를 이용해서 갈 수 있는 곳은 다가본거 같다.

 

급작스럽게 일사천리 진행된 이번 여행은 그래가지고 베가스찍고 그랜드캐년에서 캠핑하고 돌아오기로 했다. 나는 휴가가 없는데 또 은근 슬쩍 회사와 딜을 해가지고 2틀을 득템했다. 그리고 때마침 9월3일은 노동절이라 미국 법정 공휴일. 근데 이게 왠걸 그날 월요일이눼. 올타쿠나. 그래서 휴가를 4,5일로 잡고 주말끼고 금요일 밤부터 출발해서 알차게 6일의 시간이 주어졌다.

 

내 휴가에 맞춰 10일정도 미리 온 내 친구는 그 간 내방에서 지내면서 (빨래해주고 청소도 해주고 내가 푸쉬한거 절대아님) LA를 둘러보고있다. 혼자서. 왜냐하믄 나는 외국인 노동자라서 같이 놀고싶어도 평일엔 시간이 없다. 그렇지만 내친구는 혼자노는게 세상에서 제일 잘하는거라며 기특하게도 잘 지내고 있다. 첫날 픽업하러 간자리에서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야무지게 먹고있는 친구를 발견했는데 친구가 하는말이 어떤 홈리스가 오더니 너 홈리스냐며 말을 걸어왔다고 한다. 큰가방때문만은 아니었을꺼야.ㅎㅎㅎㅎㅎ 

 

 

 

 

마이애미는 너무 남미라서 한국음식이 그립다던 친구는 첫날 왔을때부터 팥빙수를 완샷노브레이끼하더니만 주구장창 코리아타운에서 한국음식만 먹는다. 팥빙수와 사랑에 빠진 내친구 롼.

 

 

 

 

회사에서 일하고 있으면 친구로 부터 낮에 카톡이 온다. 이날은 명동교자. 몇명이세요? 하..한명이요.

 

 

 

 

 

 

 

 

나보러 멀리까지 왔는데 혼자점심을 먹는 친구가 안쓰럽지만 그래도 우린 저녁을 늘 함께 했다. 어느날은 순대국에 소주. 코리아타운에 있는 웨스턴순대. 써빙하시는 아주머니가 너무 매너가 없으시다. 그런데 맛이 좋아서 간다. 대신 팁 쫌만준다. 꼭 팁을 15~20%줄 필요 없다. 뭘 서비스를 받았어야 팁을 주지.

 

 

 

 

 

여기 떡볶이 계란안줘. 벽에 붙은 메뉴판 그림에는 계란있는데. 흑흑. 대신 오뎅이 왕건이다.

 

 

 

 

 

 

 

한번은 친구랑 고기부페를 갔는데 많이 먹는다며 뭐라고 했다. 내가 누룽지가 맛있어가지고 3번이나 시키니 뭐라하고. 농담이라고 하긴했는데 여하간 코리아타운에 있는 왕대포. 너무일찍왔는지 첨엔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고기땟갈이 별로같기도해서 그 다음날 다른 고기부페가서 한 10인분은 먹은거갔다. 혀밑이 너무 맛있어.

 

 

 

 

역시나 같은 윌셔길에있는 최가네. 예전에 한번 와봤던덴데 그땐 몰랐는데 왕대포랑 비교해보니 확실히 여기가 고기맛이 좋았다. 냉면이며 누룽지며 고기며 된장찌개며 야채며 반찬이며 무한대로 계속엄청나게 먹고 왔다.

 

 

그동안 LA에 있으면서 코리아타운은 이상하게 잘안가게 됬는데 친구가 와서 요즘 매일 가는거 같다. 뭐 100%먹으러 가는거. 그래도 타주에서 왔는데 LA에 왔다는 흉내는 내야되니 주말에 헐리우드를 데려가주었다. 그래도 멀리서 온 손님인데 가이드는 해줘야지. 

 

 

 

 

할리우드가서 마이클잭슨도 보고.

 

 

 

 

 

명예의 전당가서 지난번 방문때는 찾지 못했던 조니뎁도 발견하고. 

 

 

 

 

 

다운타운가서 엔젤플라이트도 태워주고, 내껀아니지만 1901년도가 중요해 누가뭐 물어보면 꼭 연도를 말해야되~

 

 

 

 

 

 

집에서 가까운 LACMA도 데려갔다.

 

 

 

 

이건 여기 LA에서 굉장히 유명한 돌덩이야. 예술이란 생각하기 나름이란다.

 

 

 

 

 

지난번에 갔었던 야외콘서트 Grand Performance도 친구와 한번더 갔었다. 이날은 두팀의 뮤지션이 1부와 2부로 나눠서 했는데, 1부는 역시나 지난번 재즈마피아만큼 너무 좋았고 2부는 칠레에서 왔다는 여성랩퍼였는데 1부만큼은 아니었던거 같았지만 그래도 친구와 함께하니 뭐든 즐거움이로세.

 

 

 

 

홈리스들이 사랑하는 맥아더팍도 저녁에 친구와 갔었다. 혼자가아니니 든든하고 대부분이 멕시칸들이었지만 소문만큼 홈리스는 없었고 위험한거 역시나 모르겠다.

 

 

 

 

이건 또다른날 갔던 야외공연인데, 지난번 패서디나의 뮤직패스티벌 포스팅때 잠깐 언급했던 Levitt Pavillons이다. 이것이 패서디나에서도 하고 여기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있었는데 친구와 함께 가보았다. 그날의 뮤지션의 공연 장르는 레게. 하하의 자메이카레게스따일을 기대했는데 라틴애들의 할렐루야였다.

 

 

 

 

 

 

 

그날의 공연팀. 멕시코, 페루,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모두가 하나가 되었다. 스페니쉬작열. 끝내 코리아는 안불러주대.

 

 

 

 

 

자주가는 그로브에 있는 파머스마켓가서 맛있는것도 사먹었다. 그래도 한국음식만큼 갠잔은건 없는듯하다. 근데 여기에 유일한 코리안BBQ가 있는데 너무 비쌈. 그래서 그냥 이거 멕시칸푸드시킴. 이거 완전 맛있음. 줄 두번째로 긴데임. 이거먹고 또 내 단골코스 생과일 주스를 사먹었는데, 나는 오뢘지맹고를 시키고, 내친구는 선뜻 선택을 못하고 있어서 뭐가 베스트냐고 물었다가 추천해준걸 사먹었는데 완전 별로. 메론민트였는데 아마 그 매장에서 제일 안나가는거 재고정리하느라 그랬던거 같다.

 

 

 

 

 

역시 하나보다 둘. 셋보다 나은 둘.

 

친구와 밤거리를 하염없이 걸으며, 친구전화로 한국에다가 전화도 걸 수 있었다. 내 전화기는 한국으로 전화를 거는게 안되는데 친구꺼는 요금제가 좀 좋은거라 볼라벤도 오고해서 겸사겸사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를 걸자마자 엄마가 하는 말.

 

"누구세요?"

 

 

 

 

 

 

어느날은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이 아저씨가 저런자세로 꼼짝도 안하고 거진 20분넘게 서있었다. 다리를 유심히 잘보면 똑바로 발을 땅에다가 디디고 서있지 않는다. 엄청남 균형감각이로세.

 

 

 

 

 

 

마트에서 장을보고 나오던 어느날, 멋진카가 주차되 있었다. 루저2인은 한보따리 장을 들고 지나가고 있었다. 나는 친구에게 말했다.

 

"롼 시동걸어야지!"

"삐빅걸면 왠지 저옆에 카에 불이 들어올것같다."

 

우린 초록색 카트신세. 하긴 그것도 장다보고나면 반납해야지.

 

 

 

 

어제는 친구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집에서 저녁을 해먹었다. 된장찌개를 우여곡절끝에 성공적으로 끓인 친구.

 

 

 

 

 

복숭아도 까먹고.

 

 

 

 

 

 

신보라땜시 유명해진 비비빅 빙수 일명 비빙수도 해먹고,

 

 

 

 

 

 

프링글즈의 새로운 버전도 먹었다. 프링글즈는 초록색통이 제일인거같다.

 

 

 

 

 

이곳은 코리아타운에 있는 '휴'라는 술집. 9시이전은 해피아워라서 모든술과 안주가 반값이다. 9시를 아슬아슬하게 냄겨두고 입장했다. 자리가 없었는데 옆에 바에 나란히 앉아 자리가 나길기다렸다. 일단 시간이 없으니 주문부터. 우린 블루문보다 스텔라스따일.

 

 

 

 

 

 

 

배가 너무불러서 간단히 치킨샐러드를 시켰는데 치킨샐러드가 희안하게 생겼다. 야채가 안에 숨어있어서 잘못 시킨줄 알았다 첨에. 그런데 이거 엄청 맛있다. 특히 저 소스가 진짜 대박.

 

여긴 늘 사람이 많은거 같다. 그날도 평일이었는데 자리를 두번이나 이동해야됬다. 대신 서비스를 주었지만. 안주아무거나 시키라길래 맥주로 달라고 한 내친구. 역시. 크크큭. 간만에 친구랑 수다떠니 너무 좋았다규. 것도 지구반대편 다른대륙에서 이렇게 마주보고 앉아있다니.

 

앞으로 그녀와 할일은 볼링장가고 찜질방가고 노래방가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불르는 코스가 남아있다. 한국이라면 잘 안하는 것들인데 또 미국오니 이런게 그립네. 그런데 우리에겐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 아아악. 벌써부터 친구가 떠난 빈자리가 무섭게 다가온다. 아 나 너무 감정적으로 약해진거 같애.

 

 

 

아살리아의 미국생활은 계속됩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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