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행] #37. 몇가지 에피소드와 캠핑 후 내게 남겨진 것들

2012. 9. 22. 03:07America Dreamin' 1.0/Trac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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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캐년 2박3일 캠핑하면서 겪은 몇가지 에피소드는 이러하다.

 

에피소드1. 아침- 야생동물의 습격

에피소드2. 점심- 몬순기의 폭포사건

에피소드3. 저녁- 블랙잭 쩐의 전쟁

 

 

 

 

이튿날 하루만에 겪은 에피소드이다. 뭐 사실 별건 아니고 그냥 짧막한 해프닝이지뭐.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1막. 야생동물의 습격

 

 

루초와 라파가 텐트를 두개를 준비해왔었다. 그래서 각자 배낭에 넣고 여러가지 캠핑도구들을 나눠담았는데, 매고보니 너무 무거워서 캠핑도구를 한명에게 몰아넣고 텐트를 하나빼버렸다. 각자 침낭이 있어서 롼이랑 나는 텐트안에서 자고 루초와 라파는 캠핑장에 있던 나무테이블위에 침낭을 펼치고 잠을 잤다.

 

 

 

 

텐트안에서 지퍼를 빼꼼히 내리니 이미 해가 중천이다. 첫날 캠핑장에서의 밤은 그렇게 쥐죽은듯이 자고 일어났다. 나야 워낙 아무대서나 잘자는 타입인데 그건 롼이도 마찬가지이고. 바깥에서 또 분주한 그들에게 굿모닝인사를 날리니 잠을 한숨도 못잔 표정이다. 무슨일이 있었냐고 물으니 밤에 야생동물들과 전쟁을 치뤘다고. 것도 모르고 롼이와 나는 아주그냥 숙면을 취했네.

 

 

 

 

 

 

그들이 보여준 야생동물의 흔적. 흐리멍텅한 이빨자국을 보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던 와중에 그들의 스토리가 이어진다. 밤에 먹고남은 음식을 고대로 테이블에 두고 자서 본의아니게 야생동물들이 몰려든거다. 테이블위에서 잠을 자던 루초와 라파는 칼을 들고 야생동물들을 떨쿼냈다며 그들의 표현대로 말하자면 정말로 전쟁을 했다는거다. 굉장히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는 라파가 너무 웃겼다나는. 엄살쟁이.

 

 

 

 

 

2막. 문순기의 폭포사건

 

지금부터 삼단콤보로 폭포사진을 감상하시겠습니다.

 

 

 

 

여기서 폭포가 여러개가 있다. 제대로된 수파이폭포 빅폭포는 또 캠핑장에서 한시간은 걸어가야된다고하길래 안갔다. 지금보이는 이 폭포도 충분히 근사하다. 그래가지고 세번째사진에 보이는 폭포에서 물놀이를 하기로하고 내려가 보았다. 사실 이전에도 말을 잠깐 꺼냈지만 우리가 여길 왔을때는 문순기였다. 그런데 첫날이며 둘째날이며 해가쨍쨍해서 뭐야 날씨만 좋구만하고 생각했는데 그거슨 경솔한 생각이었다는.

 

롼이가 제안했다. 건너편으로 넘어가보자! 생각보다 얕아서 우리는 계곡넘어로 건너갔다. 날씨가 으슬으슬 추워서 나는 너희들의 사진을 찍어줄테니 수영을하고 오라고했다. 사실난 수영을 못하니까

 

빗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근데 별로 아무생각이 없었던거 같다. 순식간이었다. 비가 폭우로 바뀌고 폭포물줄기가 두배로 늘어났다. 이러다가 고립이 될꺼같아 우린 서둘러 다시 계곡건너편으로 넘어가기를 시도했다. 내가너무나도 좋아하는 빗소리가 폭포소리에 묻혀 순간 너무 무서워졌다. 가까이서 들리는 폭포소리가 이렇게 무서울 줄이야. 아까 건넜던 그 부근은 깊어져있었다. 그런데 건너다가 바닥의 돌멩이에 미끌해가지고 난 또 넘어졌다. 아후 순간 나 떠내려가는줄 알았다. 롼이가 날잡아주었다. 휴 살았네 살았어. 무사히 넘어와서 텐트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면서 내가 넘어진 상황이 웃겼는지 애들이 막 놀려댄다. 라파가 젤 크게 웃었던거 같애. 내뒤에있었거든. 여하간 그날의 얻은 교훈. 비올때는 물가에 가지 마라.

 

 

 

 

 

3막. 블랙잭 쩐의 전쟁

 

 

다시 날씨가 좋아졌다.

 

 

 

 

 

마지막 밤 저녁을 위해 장을 보러왔다. 한시간 걸어서. 여기는 또다시 처음에 체크인했던 인디언빌리지다. 사진은 우체국앞.

 

 

 

 

 

 

여기에 작은 마트가 있다. 식료품들과 고기, 과일, 그리고 트럼프를 샀다.

 

 

 

 

 

요기는 마트건너편에 있던 카페. 처음에 도착해서 햄버거를 먹었던 곳.

 

 

 

 

 

안녕? 여긴 멍멍이들이 참 많은데 특별히 주인은 없는거같다. 어떤 박명수 닮은개가 귀여워서 만질려고하니까 원주민이 진지하게 얘길한다. 사람을 물기도해 조심해.

 

 

 

 

 

 

준비물을 사가지고 또다시 한시간을 걸어야되는 코스를 나서려는데 비가 쏟아졌다. 툭툭툭. 비를 잠시 피해 앉아있는데 또다른 멍멍이도 비를 피하고 있다. 아웅 귀여워.

 

 

 

 

 

카페에서는 사람을 구하고있었다. 이런대서 일을 해보고 싶기도 하다.

 

 

 

 

 

비가 좀처럼 그칠생각을 안해서 따뜻한 차를 시켜서 잠시 여기에 머물렀다.

 

 

 

 

 

카페안에는 크림, 설탕, 케찹이외에도 많은 종류의 것들이 있었는데 이거 꿀이 대박.

 

그렇게 비를 피해 한참을 앉아있다가 구름이 슬슬거치길래 텐트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저녁준비하다보니 밤이네. 내일이면 다시 또 험난한 여정이 시작된다. 이번여행의 마지막밤이다. 그래서 판을 벌임. 블랙잭을 모르는 라파를 위해 잘 설명을 해주었다. 처음에는 베가스식으로 롼이가 딜러가 되서 하다가 재미가 없어서 각자 카드를 안보여주는 방식으로 베팅을 계속할수 있는걸했다. 칩대신 포도알로하다가 너무포도가 먹고싶어가지고 다시 나뭇잎과 돌멩이로 칩을 바꾼뒤 쩐의 전쟁이 시작됨. 그랜드캐년의 사설 도박장. 나쁘지 않았다.

 

 

 

 

그밖의 짜투리 이야기.

 

 

요기는 캠프그라운드의 공공 화장실이다. 변기가 있지만 아래는 어익후. 물을 내릴수 없어 이렇게 톱밥으로 대신한다.

 

 

 

 

 

캠프그라운드를 거닐던 의문의 멍멍이. 우리가 떠날때가되니 어디선가 나타났다. 남은 음식을 아침에 최대한 다 해결하고 가방을 가볍게 해서 가야된다는것을 아는녀석이었다. 먹을거를 주니 우리가 올라가는 한동안 계속 따라왔었다. 라파가 이름을 지어줬는데 뭐였더라. 뻬르똥? 여하간 그렇게 불렀는데 이상하게 알아듣데.

 

 

 

 

 

당시에 입었던 청바지가 찢어졌다.

 

 

 

 

 

당시에 신었던 운동화가 찢어졌다

 

 

 

 

 

대신 누군가 흘리고간 쪼리 득템. 내꺼는 힐에 주차되있는 차에다가 두고와서 여기있는동안은 이 신발을 신고다녔다. 사실 이 신발도 상태가 썩 좋진않았지만 무척 편했다.

 

 

 

힘들게 걸어내려갔던 그 거리를 다시 3배는 힘들게 올라와야했다. 몬스터드링킹하고 에너지보충제드링킹하고 박하스드링킹하고 약물의힘을 빌려 겨우겨우 올라왔네. 진짜 힘들었는데 예전에 한라산등반때보다는 갠잔았던거 같다. 점점 체력이 나아지는건가. 여하간 그때도 이런생각을 했지만 이번에도 또 한번 느끼는건 여기 다시 올일은 없을 거 같다. 헬기투어면 모를까. 아우 힘들어. 죽겠다!를 나도모르게 내뱉었더니 라파와 루초가 그게 무슨뜻이냐고 물었다. 뜻을 알려주니 되게 좋아한다. 그래서 우린 힐에 다 올라와서 야호를 외치듯 죽겠다를 몇차례 외치고 이번여행을 마무리 지었다.

 

 

 

 

 

 

 

 

LA로 돌아오는길. 왼쪽 하늘과 오른쪽하늘이 정반대.

 

 

 

 

 

여기 어딘가에서는 제주도의 느낌이 났다. 아웅 그리운 제주도!

 

 

 

 

 

 

화장실을 찾아 삼만리.

 

 

 

 

 

 

화장실 찾아 도로에서 벗어나 어떤 카페에 들렀다. 각자 볼일을 보고나서, 온김에 점심을 먹기로 했다.

 

 

 

 

 

 

콜라를 시키는데 엄청큰게 나왔다. 뒤에 야무지게 먹고있는 루초의 초상권은 소중하니까. 바나나스티커가 있다면 좋았을껄. 왜냐하면 이번 여행 초반 포스팅때 우리 여행 맴버를 그린 그림을 참고해보면 알겠지만 루초의 별명은 바나나다. 옆모습이 바나나같다고 라파가 알려줌. 우리막 놀리고 그랬는데 루초는 그런 우릴 개무시함. 여하간 바나나가 없으니 대신 사과로!

 

 

 

 

스파게뤼 맛있었음. 라파는 또 햄버거를 먹고있다. 아 안지겹니?

 

 

 

 

 

 

만신창이 내발. 운동화가 찢어지는 바람에 발가락이 다쳤다. 물집도 많이 잡히고, 루초가 밴드를 많이 가지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나는 발이 진짜 못생겼다. 롼이는 내발을 보고 발레리나의 발같다며, 그래 내가 어렷을적에 발레를 배웠긴하다만 (3개월), 그래도 나는 참 다섯개의 발가락이 있고 걸을 수 있다는것에 감사한다. 이런 튼튼한 발이 없었다면 내가 좋아하는 여행도 못했겠지.

 

 

 

 

 

 

 

다시 이사진으로 돌아와서. 여행처음 포스팅때 올렸던 사진이다. 해가 서쪽으로 지고있던 애리조나의 어디쯤. 좋은 친구들과 함께했던 여행인지라 더더욱 뜻깊고 기억에 남을 여행. 캠핑 후 내게 남겨진 건, 찢어진 청바지와 운동화 그리고 소중한 그날의 추억.

 

 

그렇게 미국온지 7개월만에 떠난 장거리여행, 라스베가스와 그랜드캐년여행은 끝이났다.

 

 

 

 

 

 

다음 포스팅에는 샌프란시스코 여행기로 찾아뵙겠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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