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허 태국 방빠인에서 생긴 일

2010. 9. 27. 14:34Crazy Journey to Asia/Thai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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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타야에서 기차로 한 정거장에 위치한 방빠인은 아유타야와 방콕 사이에 있다. 기차역도 완전 간이역. 그리고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곳!!(최소한 알아듣기라도 해야되는데 전혀 못알아 들음)



기차역서 아줌마한테 이래저래 손짓발짓 일어서서 최대한의 바디랭기지를 구사했다. 내생애 그런 적극적인 바디랭기지는 처음이다. 그 분들이 손짓으로 알려주는 방향으로 걸어가보자 몸을 움직여보는데 솔직히 좀 아니다 싶었다. 느낌이라는게 있지 않은가. 전혀 엄한곳이다 싶었다. 우리의 의도를 알아들었는지도 의심스러웠고. 걸어가면 갈수록 오지다싶은것이 찻길에 차도 잘 안지나간다. 아... 지대로 말렸구나 하는데 그 순간 저멀리서 뚝뚝한대가 보인다.(사실 거기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뚝뚝이었음) 우리 손짓에 멈춰선 뚝뚝. 여름별궁을 말하니 뭔가 알아듣는다. 역시나 우리가 걸어가는 길의 반대방향으로 달린다. 도착하니 문닫은 여름별궁. 해지면 야경이라도 보고가자 싶어 주변을 어슬렁거리는데 이 뚝뚝기사 안가고 자꾸 따라온다. 안그래도 우리가 내리면서 나중에 터미널까지 가야되니 당신한테 연락을 취하겠다하고 전화번호를 받아놨는데 연락을 안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안가고 있나보다. 솔직히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다. 근데 나쁠것도 없더라. 알아서 가이드역할을 하고 있는 거다. 저 안쪽으로 들어가봐라. 여기는 뭐다. 이쪽으로 가면 좋은게 있다. 이래놓고 돈달라고 할 것 같은 불길함이 엄습해오긴했지만 아직 벌어지지도 않은 일을 걱정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시간이 흐르니 자기소개까지한다. 이름은 녹. Nook라고하는데 녹이라고 발음을 한다. 우리가 뭔가를 얘길하면 팔짱을 끼고 음~하면서 알아듣는 척하던 녹. 나름대로의 깊은 호응인데 못알아 들은거 다 티났다구 친구 ㅎㅎ



이 친구가 바로 녹이다. 그가 알려준 곳에서 해시계같은거를 설명해주고 있다.



이건 우리나라로 따지면 케이블카 같은것. 이걸 타고 건너편으로 건너가면 사원을 볼 수 있다. 이 또한 녹이 알려준건데 이걸타고 사원을 가보라고 권했다. 우리도 현지인들처럼 기다렸다가 탔는데 때마침 밖으로 나왔던 승려들이 안으로 들어갈 차비를 했다. 기구가 멈추면 들어가서 자리에 앉으면 되는데 우리가 앉으려고 하니 먼저 자리 잡았던 승려들이 내리려고 하는거다. 왜그런가 싶었는데 현지인 아저씨가 그 승려들의 옆자리를 앉고 나서 우리 보러 앉으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제서야 승려들 옆에는 여자가 앉을 수 없다는걸 알았다.



승려들이 저 건너편 위에서 수작업으로 조종을 하고 있다. 여기서 수작업이란 버튼을 사람이 직접누른다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저 위의 승려들이 줄을 잡아당겼다는 사실이다.



기구를 타고 찍은 강의 전경. 이 강도 흘러흘러 짜오프라야강을 만나겠지.



주 이용자는 대부분 승려들이었다.사원안의 모습은 잘 정돈된 팬션단지 같았다. 너무 깨끗하고 또 조용한 곳이었는데 우린 너무 불청객이 아니었을까하는 염려도 들었다. 우리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녹은 계속 안쪽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사원의 끝에 다다르니 그곳에서도 강을 만났다. 어쩌면 여기 사원은 이 강으로 둘러쌓여있는 섬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여하간 빠르진 않지만 새로운 놀이기구 타는 기분을 느끼고 건너가서 만난 정말 적막이흐르던 사원도 만나보고 또 이렇게 마지막으로는 해가지는 강의 절경을 볼 수 있었다니... 녹 덕분에 몰랐던 새로운것을 보고 경험하고 느끼고 간다.



출출해진 배. 녹이 우리의 저녁까지 에스코트해줬다. 자신이 잘 아는 음식점을 데려다 줬는데 이렇게 노점형태의 소박했던 음식점이었다.


 

주변에는 이렇게 상가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던 곳.



뭐 달리 고를 메뉴는 없었다. 그냥 여기서 되는 음식이 나왔는데 맛은 일품이었다. 그리고 시원한 물까지 서비스로 준다. 보통 밥을 시키고 물도 사야되지만 녹이 갑자기 이상한 물통에서 물을 퍼다 줬다. 먹는 물이 맞은가 싶었는데 일단 먹고 별탈없었다. 대신 우린 녹의 저녁값을 내줬다. 다시 아유타야터미널까지 녹의 뚝뚝을 타고 달린다. 그사이 어둑해진 거리. 생각보다 한참을 달려 터미널에 당도했다. 사전에 쇼부친 뚝뚝교통비만 불르길래 팁을 좀 줬다. 구사일생 녹을 만나 값진 하루를 마무리한것이니 그 댓가라고 생각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녹은 오늘 하루 땡잡았구나 하며 뚝뚝을 몰고 가겠지. 뭐 우리야 큰 돈이 아니겠지만 그렇게 우리로 부터 오늘 하루 번 돈이 그들의 한달치 수입일테니 말이다. 후에 이런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우리가 이렇게 팁을 남발하면 나중에 다른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피해가 갈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팁문화 익숙해진 뚝뚝기사들은 한국인 여행자들을 노리고 당연하다는듯 팁을 요구할테니까. 그런데 다시 돌이켜보니 너무 염려안해도 되겠다 싶다. 왜냐하면 그날의 녹은 우리가 준 돈을 받으면서(진짜 녹은 물들지 않은 기사였다. 팁을 받고 굉장히 의아해하며 진심으로 기뻐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이렇게 외쳤기 때문이다. 사요나라~ 이제 우리가 할일은 치앙마이로 가는 것이다. 녹이 떨궈준 그 당시의 터미널은 앞으로 우리가 해쳐나갈 불투명한 미래를 반영한듯 보였다. 깜깜한 터미널, 이제부터가 또 큰일이다. 치앙마이 어떻게 가야되지? 티켓부스가 전부 클로즈된 늦은 밤. 터미널 바깥의 야시장에 불빛만이 어두운 밤을 밝히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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