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로 가는길, 아유타야 터미널을 찾아서

2010. 9. 28. 08:00Crazy Journey to Asia/Thai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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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에 당직근무자로 보이는 어떤 직원의 도움으로 치앙마이로 가는 버스터미널은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이 아니라는 정보를 입수했다. 일단 나왔다. 야시장의 불빛이 어두운 밤을 밝히니 그리 무섭진 않았는데 좀처럼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물어물어 터미널이 하나 더 있다는 것과 우리가 가야 할 터미널이 있는 곳의 방향 정도 알고 또 움직인다. 그거면 됬지뭐. 어차피 터미널 나와서 길이 왼쪽아니면 오른쪽이다. 쭉 가다보면 나오겠지 싶었다.

 친구가 과일가게에서 발을 멈췄다. 지금 치앙마이를 오늘 내로 갈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낼름 수박하나 집는다. 사실 이 친구의 여행 모토는 맛기행인데 여행중에는 잘 먹지 않는 나와 다니느라 여러모로 섭섭했을거다. 그래서 사실 우리는 떠나기전에 일종의 합의를 했다. 서로에게 꼭 이것만은 지켜줬으면 하는 것을 사전에 얘기 했는데 나는 이친구에게 나는 잘먹지 않으니 혹여나 나한테 미안한생각에 배고픈걸 참는다거나 하는 짓은 하지말라고했다. 뭐 사소한거지만 친구랑 여행하다보면 사소한것이 싸움이 될수도 있으니까.

여하튼 그 곳에서 고른 수박은 깍아서 깔끔하게 비닐랲으로 포장되있는 수박이다. 하나씩 먹기 좋게 썰어져 있었는데 친구는 이쑤시개로 쓸만한 뭔가가 없냐고 한다. 나는 없겠지 싶었는데 찍어 먹을 수 있는 걸 준다. 역시나 돈을 달라는데 친구가 그럼 됬다고 하니 주인아주머니 웃으며 그냥가져가란다. 수박 들고 뒤따라오는 친구는 신나 보인다.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과 친구의 얼굴은 아이러니하다.

 걷다 보니 야시장의 불빛은 저만치 멀어져 있고 밤길이 무척이나 어둡다. 걷다 보니 놀이공원이 나오고 (완전 소규모) 걷다 보니 유흥가가 나오고 걷다 보니 카센타 나오고 또 걷다 보니 나름 큰 호텔이 나오더라. 호텔이 꾀 규모가 큰걸봐서 터미널이 가까워진걸 느꼈다. 무심코 골목에 눈길 돌려 보니 낯익은 간판에 불이 들어와있다. 흰색간판에 영어로 서울이라고 써있었다.


낼름 들어가보니 역시나 한인식당이다. 한국인 사장님이 정겨운 한국말로 무슨 일이세요? 하신다. 보통은 어서오세요가 정석인데 밥먹으러 온 손님이 아니란걸 이분도 직감하셨나보다. 마지막 굳히기로 정확히 길을 물어 알아가자 생각하고 치앙마이로 가는 버스 터미널을 물었다. 터미널은 우리가 있던 그곳에서 그리 멀진 않았다. 어두워서 잘 몰랐지만 알고 보니 고속도로 같은 외각도로에 터미널이 있다. 규모도 작아서 지금 같은 밤에는 정말 찾기도 힘들겠다 싶었다.




터미널에 사람들은 꾀 많았다. 그곳에서 한국인 여행자를 만났다. 쑤코타이로 가신다던 그분들은 우리에게 먹고 있던 신라면을 나눠줬다. 간만에 먹는 생라면이 맛있다. 나는 스프도 좀 달라고 했다. 그는 스프없이 생라면을 먹는 분이셨다. 

 아유타야에서 치앙마이까지 버스비는 463B이었다.(2008년8월기준) 이층버스로 시설은 좋다. 아유타야에서 치앙마이까지 소요시간은 아홉시간인데 자고일어나면 도착해있다. 그렇게 밤과 새벽을 달려 치앙마이로 넘어갔다. 하룻동안 배낭 메고 빡세개 돌아다녀서 무지 피곤하다. 이제 반환점에 도달했으니 모데라토로 가면 된다. 근데 치앙마이 도착해서 숙소 잡기가 또 수월하지가 않았다는 슬픈 이야기.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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