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배낭여행]Episode8.케이샤의 여동생, 타즈마할 그리고 프로포즈(아그라편)

2010. 11. 5. 08:00Crazy Journey to Asia/In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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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8 - 케이샤의 여동생과 타즈마할 그리고 프로포즈(아그라편)
지금부터는 케이샤와의 안 좋은 추억얘기를 하려 한다. 생각해보니 추억이라는것이 좋고 나쁘고가 어디있겠는가. 추억이 되면 그건 그냥 추억일 뿐인거지. 좋은 것도 나쁜것도 아닌지도 모르겠다. 여하간 어디서 부터 틀어졌는지는 모르겠으나 먼저 케이샤의 여동생이야기부터 해볼까.

케이샤의 집에서 감사한(이건 정말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다) 식사 대접을 받고나서 기분이 한껏 들뜬 그는(대접은 우리가 받았지만 오히려 그가 더 기뻐했다) 자신의 여동생이 하고 있는 숍으로 우릴 대려갔다. 인도의 미용실은 어떠한가.(시골동네의 미용실이다) 뭐 별거없이 남자는 없고 여자들만 잔뜩있었는데 우리가 들어서자 그곳에 있던 모든사람들이 우릴 둘러쌓다. 케이샤는 교회를 간다며 떠났고 우린 그가 소개해준 여동생과 인사를 나눴다.

내친구에게는 헤나를 해주고 나는 눈썹손질을 해줬다. 대뜸 내 팔목을 잡고 나를 의자에 눕히더니만 실을 입에 물고 내 눈썹을 손질하는거다. 칼을 사용하지 않고 정말 신기했다. 그리고 메니큐어랑 귀걸이를 받았는데(귀걸이에 박힌 보석이 자꾸 다이아몬드라고 뻥을 치는데 그냥 속아줬다) 자꾸 내 손가락에 껴있는 반지를 달라고 해서 좀 난처했다. 받은 것도 있고 해서 미안했지만 이건 나한테 소중한 의미있는 반지라고 말했다.

분위기가 처음엔 좋았는데 기다리던 케이샤가 오지 않으면서 묘해지기 시작했다. 더이상 그들과 할말도 없어진 우리사이에 긴 침묵이 이어졌다. 그때였다. 누군가 우릴 처다보며 귓속말을 하기 시작했고 자기네들끼리 말하면서 웃는것이 아닌가. 기분이 점점 이상해졌다. 무슨말인지 알아 들을 수는 없지만 억양이라던가 느낌상으로 결코 좋은 얘기가 오가고 있지 않다는 걸 알았다. 뭔가 비웃는 듯한 느낌이 불연듯 들고 기분이 별로였다. 이런 낌새를 차렸는지 어쨌는지 내친구는 밖에만 쳐다보며 케이샤를 기다리고 있었고 나는 그 여자들을 상대해야했다.

시간이 흘러 케이샤가 왔고 우린 반갑게 달려나가 케이샤의 릭샤에 올라탔는데 케이샤가 숍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하는 말이 돈을 지불 하라는 거다. 우리가 받은 헤나 눈썹손질 그리고 심지어 선물이라며 주었던 메니큐어와 귀걸이까지.


그때 그 메니큐어를 여행중에 한번 발라 봤었는데 하루만에 이렇게 다 벗겨지고 완전 불량이었다.




솔직히 아그라를 처음 방문하는 여행객의 공통관심사는 타즈마할 일 것이다. 우리가 아그라로 향한 것은 오직 타즈마할이었다. 인도를 대표하는 타즈마할을 안보고 갈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일정도 아그라에서는 단 하루를 배분했다. 타즈마할 보고 바로 뜨자는 심산이었는데 케이샤를 만나면서 우리의 일정이 틀어졌다.

 케이샤가 안내했던 것은 만족한다. 생각보다 아그라가 맘에 들었고(그때까지는) 무엇보다 게스트하우스가 너무 좋아서 더 있고 싶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기차표를 무리하게 취소했다. 아그라에서 마지막날, 아니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날… 그날은 금요일이었다. 그리고 그날은 타즈마할이 쉬는 요일이다. 결국 우린 또 아그라에서 발목이 잡혔다.



상점안에는 온통 타즈마할 관련 상품들이 즐비했다.

타즈마할로 먹고 사는 아그라 사람들.




케이샤는 우리에게 타즈마할이 쉬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알려주지 않았고 결국 우려했던 대로 우린 릭샤왈라에게 끌려 다닌 여행자가 되버렸다.

 여기서 이미 우린 그의 신뢰를 잃었고 마지막 기차역으로 갈 때도 우린 기차시간이 아슬아슬해서 좀더 빨리 가길 원했지만 그는 자꾸 상점을 들리자고 했다.



상점 주인은 이 코끼리 머리에 손을 얹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며 자꾸 해보라고 권했는데 

당시 우리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해맑게 웃는 얼굴에 침뱉을 수도 없고 아놔.




케이샤의 여동생의 숍에서 겪은 기분 드러운 사건에 타즈마할로 아그라에 발목잡힌 일 그리고 마지막 여기 케이샤와 얽힌 결정타사건. 이 케이샤는 개념을 잃은 채 나에게 어이없는 멘트를 날리기도 한다.

친구가 잠시 과일 파는 곳에 멈춰 과일을 사러 간 사이 케이샤와 나와 단 둘이 릭샤에 남게 된 적이 있었는데 그는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저 친구와 왜 같이 여행을 하느냐" 
"나와 이곳에 남을래"
"나와 함께 있지 않을래" 
"너랑 결혼하고 싶다"

 하하하 Are you fucking crazy?

 To be Continued...

아살리아의 클라우드나인 인도배낭여행 아그라편 (Episod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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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마지막으로 아그라를 떠나며 그의 릭샤를 타고 기차역에 내려서 요금을 정산할때도 한차례 실갱이를 벌였다. 처음에 쇼부친 요금만 우린 생각했다. 금요일날 타즈마할을 보지 못한 것은 당신이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날의 요금은 빼야하지 않냐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었지만 케이샤는 릭샤를 이용했으니 더 요금을 내라는 것이었다. 결국에 말 싸움에서 우리가 이겼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돌아서며 우리에게 욕을 해댄 것을…

 물론 지네말로 했지만 욕은 어느 말로 해도 다 알 수 있지 않은가. 이 요금정산 말싸움 전 그의 게스트북에 우리도 글을 남겼다. 정확히 무슨 말을 썼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결코 우린 다른 여행자들처럼 그에 대한 좋은 얘기를 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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