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배낭여행]Episode11.그녀의 이름은 꿈꿈(오르차편)

2010. 11. 12. 07:00Crazy Journey to Asia/In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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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1 - 그녀의 이름은 꿈꿈 (오르차편)
인도중부의 작은 마을 오르차에 한 소녀가 살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꿈꿈. 그녀는 한적한 오르차를 찾아 잠시 쉬어가는 여행객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하고 돈을 받는 어느 남자의 딸이었다. 그녀 밑으로 전혀 다르게 생긴 개구쟁이 남동생 2명과 어린 여동생 한 명이 있었다.

이 개구쟁이 남동생들은 카메라를 들이대면 요상한 표정을 연실 지어대거나 몸을 한시라도 가만 두지 않고 정신 없이 움직이곤 했는데 둘은 분명 동일 인물을 자신들의 아버지라고 했지만 피를 나눈 것 치고는 어디 하나 닮은 구석을 찾아 보기 힘든 미스테리 형제였다.

꿈꿈의 미스테리 두 남동생




그녀의 어린 여동생은 그녀를 졸졸 따라다니며 그녀 옆에 찰싹 달라 붙어 있거나 혹은 그녀의 행동을 모사하곤 했다. 참 귀여운 아이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우리가 묵을 방을 고를 때 얼굴을 비춘 후로는 종적을 감췄다. 그가 우리에게 그의 목소리를 들려 준건 간소한 우리의 배낭을 보고 짐이 이게 전부냐고 되물었을 때뿐이었다.

 줄곧 꿈꿈이 그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꿈꿈의 여동생



꿈꿈의 남동생




우리가 묶었던 게스트하우스는 부도난 건설업체가 짓다 말은 듯한 건물이었는데 가운데 작은 정원이 있고 그 양 옆으로 방이 마주보며 위치해있었다. 방문을 열고 나오면 바로 정원이 이어지는 구조였는데 나는 그 작은 정원이 무척이나 맘에 들었다.

 그 작은 정원에서 우리는 개미의 움직임을 관찰하거나 꿈꿈과 어울리기도 했다.

 그래도 객실수가 제법 있었던 게스트하우스였는데 우린 그곳에서 머무는 동안 우리를 제외하고 그곳에 묶는 어떤 여행객과도 마주치지 못했다. 아마 우리가 그곳에 묶는 유일한 손님이었을지도 모른다.

 꿈꿈은 영어를 잘 구사했다. 그래서 그녀와의 의사소통은 무척이나 수월했다. 우린 그녀에게 한국어를 알려주었고 그녀는 우리에게 간간한(이를 테면 수를 세는) 인도어를 알려주었다. 방법은 이런 식이다. 영어로 문장을 물어보면 그 말을 한국어로 알려준 뒤 종이에 영어로 발음을 적어주었다.

 스스럼없이 다가와 먼저 말을 걸어 온 꿈꿈은 우리와 금새 친해졌고 우리에게 예쁜 뱅글을 하나씩 선물해줬다. (그 당시 그 뱅글을 여행이 끝날 때까지 착용하고 다녔지만 한국에 오니 녹이 슬어버렸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그녀에게 보답을 꼭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편지를 보내기로 그녀와 약속을 했는데 그런 우리에게 그녀는 이런 말을 했다.

 “이 곳을 지나쳤던 많은 여행자들이 너희와 같은 말을 했지만,
자신의 고국으로 돌아가서 연락을 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어”

 이 말을 하며 지었던 그녀의 쓸쓸한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는 절대 그러지 않겠다고 반드시 그녀와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역시 나도 그녀를 스쳐 지나간 과거의 수 많은 여행자들과 다름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여행의 추억이 일상으로 돌아오면서 하나 둘 희미해지고, 덩달아 꿈꿈과의 인연도 자연스럽게 잊혀져 갔다. 오늘따라 그녀의 쓸쓸한 표정이 생각난다.

다시 오르차를 가게 되면 그녀를 만날 수 있을까?
그녀는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미안해… 꿈꿈…

To be Continued...




꿈꿈


아살리아의 클라우드나인 인도배낭여행 오르차편 (Episode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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