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행] #3. 게티센터(Getty Center)에서 영광의 고흐(Vincent Van Gogh)를 만나다

2012. 3. 1. 15:40America Dreamin' 1.0/Track2.

728x90
반응형

나는 사실 고흐에게 인간적으로 애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누군가에게 애정을 품으면, 닮고 싶어서 어쭙잖게 흉내를 내거나 감정이입을 해서 동일시하거나 혹은 걸어간 발걸음을 조용히 쫓는다. 나는 인간이기때문에 그리고 애정이 있기때문에, 그의 그림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예전에 유화를 처음 배울때 내그림을 보고 고흐스타일이다라고 해주었을때는 아주 기분이 좋았다. 심지어 그당시 그린 그림이 사물을 보고 최대한 실물과 똑같이 묘사하는 정물화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러니까 그 당시 선생님은 사물을 너무 안쳐다보고 그림을 그린다고 지적한다는게 그렇게 돌려서 말한것인걸 나는 잘알고 있다.  

돈 많은 게티 아저씨는 그의 재단을 통해 1983년 산타모니카 산기슭의 부지를 구입한 후 14년간 그 부지를 채워넣는데 시간을 할애했다. 그가 남긴 재단이 할애한 시간동안 현재에 와서 가장 잘한것은 바로 고흐의 아이리스를 서쪽전시관 한 벽면에 걸어둔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두번째로 잘한 것은 현재를 살고 있는 그러니까 당시에 그가 미래에 살게될 사람들을 위해 그 그림을 무료로 공개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다. 여하간 우린 돈많은 그 덕분에 아름다운 전경을 바라볼 수 있고 또 고흐의 그림도 만날 수 있는거다.



J. Paul Getty (1892~1976)
게티 아저씨 안녕?
(여기까지와서 아무도 아저씨한테 인사를 안하더라고. 사람들이 잘 못보고 지나지치는 거 같기도 하고 여하간 동방예의지국에서 왔으니 난 그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냈다.)


 


로스앤젤레스에는 게티센터와 게티빌라가 있다. UCLA쪽에 게티센터, 말리부쪽에 게티빌라. (구글맵상에 보라색핀이 게티센타다. A는 게티빌라 B는 게티빌라카페. 우리집은 저멀리 표시하기도 어렵네.) 이번엔 게티센터 이야기지만 다음엔 게티빌라도 가볼 예정. 물론 게티센터는 한번으로는 그 모든것을 보고오는데 무리가 있어 여름에 또 갈꺼다. 왜냐하면 7월에 클림트전이 하기때문! 예전에 코엑스에서 클림트전을 보러 갔었는데 당시에 그의 유명한 작품 '키스'는 오지 않았었다. 다행히 '유디트'는 와서 그걸로 만족했지만. '유디트'는 예전에 유재석이 무한도전 달력사진으로 패러디했던 그 그림이다. 여하간 이번 7월에 여기 게티재단이 과연 어디까지 그의 그림을 걸어둘지는 모르겠으나 여하간 고흐만큼 좋아하는 클림트라 기대하고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메트로 래피드를 타고. 중간에 한번 갈아타야되는데 갈아타는 지점에서 버스 50분기다림. 여기와서 난 인도에서 배운 인내심을 다시한번 되새김질한다. 여하간 위에 사진은 게티센터 정류장에 내려 입구까지 걸어가는 길목. 정면에 보이는 것이 405번 프리웨이. 메트로를 타고 가면 가는길에 UCLA외각을 따라 지나가는데 그 학교 참크더라. 다시 학교다니고 싶다ㅠㅠ


위에 구글맵상의 오른쪽을 보면 UCLA가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있다.



센터까지 가려면 이렇게 밑에서 트램을 타고 올라가야된다. 방문자들이 그들의 일상 생활에서 벗어나 올라간다는 느낌을 주기 위함이 설계자의 의도란다. 주말 나들이라 사람 엄청 많다.



트램을 타고 올라갑니다~



오호 드뎌 도착! 정면에 보이는것이 게티박물관이다. 건물 설계사는 리처드 마이어. 앞서 말했듯 여긴 무려 14년에 걸쳐 완공되었다고 하니 여차하면 1년도 안걸리는 우리나라 공사현장과는 사뭇달랐을꺼야.



배뽈똑한 저 조각상이 인상적이었다. 올챙이배. 서양에서도 통하는 이야기인가.



여기서 잠시 본격 투어에 앞서 심호흡을 했다. 유난떠는걸지도 모르겠으나 난 그날 참 많이도 설레였다. 고흐. 빈센트! 여긴 옥외 테라스가 전부 이런식이다. 대리석바닥이며 저 허연 나무하며 너무 맘에든다.



트램 타기전에 받아둔 오늘의 게티. 그리 이른 아침부터 서두른것이 아니라 오전에 있었던 많은 행사들을 전부 놓쳐버림. 역시 한번에 뭔가 다 이룰수는 없다. 오늘의 목적은 고흐니까 고흐그림만 보고 와도 대만족이니, 이렇게 잠시 앉아서 여유를 갖는게 필요해. 근데 여기 썬글라스 없으면 못앉아 있음. 카푸치노와 블루베리머핀을 시켰다. 거품이 아주. 저거 다마실동안 거품이 안없어지더라고.



혼자 왔니?ㅎㅎㅎ



전시관은 5개로 나눈다. 전시관람순서는 시계방향이 원칙이니 (물론 그렇게 안한다고 뭐 경찰출동안한다) 북쪽전시관부터 돌아야되지만 고흐그림은 서쪽 전시관에 있어서 나는 거꾸로 관람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시대순으로 되있는 전시를 가장 현재와 가까운것부터 시작해서 (그래도 1800년대 작품이다) 과거로 거슬로 올라가는 식으로 관람을 했다.



서쪽 전시관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분수!



오우 여기 더 좋은 옥외 테라스 카페가 있네.



서쪽 전시관부터 돌아봅니다. 위층은 페인팅, 플라자층은 드로잉, 테라스는 포토그라피인테 포토그라피에 'T'자가 없눼? 여하간 유일하게 여기 서쪽 전시관만 포토전시가 있다. 다른곳은 사진촬영이 되지만 사진전시는 촬영불가. 일부 전시관에서도 사진 촬영이 안되는 곳이 있긴하다. 그래도 대부분이 사진 촬영을 허가해주니 이또한 브라보일세.

냉큼 윗층부터 올라갔다. 발길 가는데로 가보니 고흐방에 도달해있었다.

 
관람자들이 제일 많다. 저기 가운데 고흐의 아이리스가 빛을 발하고 있었다. 나만 보이나 빛? 사실 여기 전시관의 조명들이 예술이다. 회화를 위한 일광편을 참조해서 애길 풀어보자면 페인팅이 전시되 있는 화랑은 컴푸터 조절 지붕창을 통한 일광과 냉온 인공 조명 시스템에 의해 조명이 된단다. 계절과 시간에 따라 최적화된 조명을 이루기 위해 조명의 유형이나 지붕창의 각도들을 조절한다고 한다. 페인팅 작품들이 전부 upper level에 잇는 이유도 다 있엇다. 크윽 뭔가 진짜 장인의 섬세함이 느껴지는구나.




Irises, May 1889
Vinccent Van Gogh

안녕? 아이리스. 너를 보기위해 나는 버스로 두시간을 달려왔지. 중간에 환승하는데 50분이나 기다렸다구. 너는 언제 부터 거거에 잡혀있는거니. 꼼지락꼼지락. 고흐한테 안부나 전해줘.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이 그림에만 유리가 덮여있다. 오른쪽 상단부분에 반사된것이 보이지? 사실 페인팅은 다 까놓고 봐야 제대로 감상이되는데 말이지. 이 그림이 참 소중하긴 하나보다. 다른건 액자 틀 만있는데 이것만 이렇게 유리로 덮여있다. 아마 저기에는 최적화된 도난 방지 시스템이 내장되 있겠지. (한창 화이트 칼라라는 미드를 봐가지고, 그게 미술품 위조하는 범죄이야기인데 여하간 그것때문에 저 고흐그림을 바라보며 잠시 나쁜생각을 했다고 살짝 고백한다. 소근.) 근데 관리를 얼마나 잘하는지 이 유리가 덮혀있는지 아닌지 깜박속을지도 모르겠다. 거의 정면에서 봤을때 육안으로는 잘 구분하기가 힘들다.




과감하게 아이폰으로 접사도 시도해봄. 빈센트의 서명을 찾아.
그는 왜 'V'자를 'U'자 처럼 그렸을까. 그는 왜 'e'자를 쓰다가 머리부분이 잘 그려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내비뒀을까. 꼭 'C'자가 두개인것처럼 보이네. 그는 왜 그의 서명에 밑줄을 그은 걸까. 여하간 'i'에 머리부분 동그라미는 참 야무지게도 그려 넣었다.

고흐의 그림을 바라보는 사람들.



상단의 첫번째 남자 사진은 저남자와 사실 암묵적인 내기를 했다. 누가 오래 고흐그림앞에 서있나. 저 남자도 나못지 않게 고흐 그림 앞에 오래 서있었다. 두번째 사진은 노부부. 그냥 뭔가 뭉클해져서. 부부가 금실이 좋아보이네 이렇게 그림도 함께 보고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보다 휠체어를 타기전에 두 다리로 서서 볼수 있는것에 감사했다.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이라도 나는 이렇게 그의 그림 앞에 서있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랴. 사실 여기는 서쪽전시관 들어오자마자 봤는데 바로 사려다가 들고 다니면 무거우니 관람을 다 돌고 사야지 했다. 근데 고흐그림을 보고 나온사이에 쌓여있던 책이 쑥 들어간거. 어머 큰일날 뻔했어. 맨 왼쪽에있는것이 1000피스짜리 퍼즐이고(가격은 $17.95) 나머지는 다 그림책인데 싸이즈가 제각각인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19.95로 똑같았다. 가장 큰 걸 집어 들었는데 그게 양장본이여가지고 무게가 장난아닌거. 나중에 한국으로 돌라갈때를 생각해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고 가운데꺼를 골랐다.



이렇게 퍼즐이랑 그림책을 고히 모셔왔다. 아아 뿌듯해라. 퍼즐은 심심할때 하면은 좀 더 아이리스에대해 더 자세히 알아갈수 있을꺼라 생각이 든다. 퍼즐 맞추다보면 디테일한거 까지 보게될테니. 그리고 그림책은 참 잘산거 같다. 그림은 물론이거니와 자세한 설명까지도 있다. 물론 다 영어라서 그것을 정독하는데는 시간이 걸릴테지만. 그리고 그가 동생테오에게 보냈던 편지내용들도 틈틈히 적혀있다.

그리고 조금 흥미로운것은 그의 그림이 전세계에 어디에 있나 맵으로 보여준 부분이 있는데 나중에 여행할때 참고하면 좋을 것같다. 불행히도 아시아에는 딱 두 곳에만 그의 그림이 있다. 러시아와 (러시아는 아시아 같진 않지만 아시아로 봐야되겠지) 바로 이 나라인데, 어디겠는가. 그래 바로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이다. 일본에 무려 2점이나 고흐의 그림이 숨쉬고 있다. 그런데 조금더 흥미로운 것은 그의 그림이 있는 곳인데, 한곳은 히로시마아트뮤지엄이고 나머지 한곳은 어딜까? 그래 바로 개인 소장이다. 도쿄에 사는 아무개씨, 일본이니까 낙까무라상? 여하간 이 책에 나와있는대로라면 고흐그림 중 유일한 개인소장이 일본인이라니! 물론 고흐는 당시에 일본에 영향을 받아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고 알려져있다. 예전에 그에 관한 책에서 봤는데 여하간 씁쓸하지만 한국에대한 언급은 없다. 어쨋거나 이로써 일본은 우리가 상상했던것 이상으로 부자라는것이 또한번 증명이 된 셈이군. 

본 포스팅의 마지막으로 내가 그의 그림중 가장 좋아하는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원제는 Starry Night over the Rhone 그림으로 마무리를.


" Over those roofs one single star, but a beautiful, large, frendly one. And I thought of you all and of my own past years and of our home, and in me arose the worlds and the emotion: Keep me frome being a son that maketh ashamed; give me
Thy blessing, not because I deserve it, but for my mother`s sake. Thou art love, encompass all things.
Without Thy continued blessing we succeed in nothing."

Vincent to Theo on 31 May 1876




다음 4편은 게티센터에서의 나머지(?)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To be continued...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