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온평포구 전경 (제주 올레길 2코스)

2010. 9. 3. 09:24Lovely Jeju Island/Season1.(JUL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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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또 나온 바닷가. 해변따라 나있는 도로를 따라 발길을 옮겼다. 제주 올레길 2코스의 종점이자 3코스의 출발점인 온평포구를 만났다. 아직 반나절밖에 안됬는데 생각보다 빨리 온평포구에 도착해버렸다. 다시 숙소가있는 성산읍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이르다. 내친김에 3코스까지 가보자. 내일이 마지막날이니 너무 아쉬웠다.



검둥이와 흰둥이. 흰둥이는 검둥이를 졸졸 따라 다녔다. 같이가세친구!!



트레킹이고 등산이고 경험이 부족했던 나는 겁없이 저 샌들에다가 7부바지 차림이었다. 해볕에 노출된 살점들이 올레길을 걸었던 며칠사이에 화상입은듯이 타버렸다. 해변가에 누워서 태닝오일까지 바르며 예쁘게 태우려고 했을때는 얼마 안탔는데 정말 깜짝놀랬더랬지. 내 다리를 보고 찜질방에 묶었던 모든 사람들이 깜짝놀랄정도로 돌이킬수 없는 상태가 되버렸다. 오늘 나서는 길에 할머니께서 한방양말을 빌려주셔서 급한대로 발등은 보호하고 걸었는데 온평포구 해변가를 걸을때는 노출된 발목이 따가울정도로 심각해졌다. 떡칠하듯 바른 썬크림도 무용지물. 가지고 있는 손수건은 목을 가렸고. 급한데로 휴지로 발목을 감싸고 들판에 핀 야생화를 엮어서 단단히 고정했다. 그랬더니 요상한 패션이 되버렸다. 괜찮다. 여긴 제주도이고. 나는 올레꾼이니.



역시나 이곳에도 올레스템프는 셀프서비스. 누군가 찍어줘야 더 기분이 좋은데(참잘했어요 도장을 받는 기분이랄까) 어쩔수 없이 내가 직접찍는다. 결국 거꾸로 찍었다. 악. 망쳤어.





푸르른 바닷가오 맑은 하늘의 온평포구의 모습에 연실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정자에 앉아 도장도 찍고 쉬는데 먼저와서 쉬고 계셨던 올레꾼아저씨가 대일밴드를 내밀었다. 아까 해변가에서 내 다리를 휴지로 수습하고 있는 모습을 봤다면서 어디 다쳤냐고 묻는다. 다친건 아니니 대일밴드가 필요없을거라 생각해서 괜찮다고 했는데 갑자기 야생화로 동여맨부분이 걸으면서 느슨해지는것 같아 염치불구하고 대일밴드를 다시 빌려줄수 없겠냐고 되물었다.

아저씨는 먼저 3코스로 진입하시고 나는 좀더 온평포구를 감상하며 쉬다가 출발했다. 가는길에 그 아저씨가 목에 둘르고 있던 수건이 길가에 떨어진걸 발견했다. 그냥 지나치다가 다시 돌아가서 그 수건을 주었다. 다시 마주치면 돌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22km나 되는 긴코스의 3코스를 다 완주하는 동안 그 아저씨는 다시 볼 수 없었다. (그 수건은 3코스의 후반부에 올레사인이 묶여있는 전봇대에 묶어놓고 돌아섰다. 내생각에는 완주는 안하신거 같아서 언제가는 이 길을 지나치실꺼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이날 비와서 비까지 맞으며 걸은 올레길이었는데 이 동네는 또 너무 화창하구만. 하늘에는 토끼구름이 나를 반겼다. 이제는 올레길 3코스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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