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가는길 (제주 올레길 3코스)

3코스 지도를 보자마자 가장 기대했던것은 단연코 김영갑갤러리였다. 3코스의 중간 스템프를 찍는 곳이기도하고 자연으로만 채워진 올레길 위해 유일한 인간의 흔적이랄까. 여하간 새로운건 언제나 기대와 흥분을 가져다 주니 3코스 진입부터 일단 목적은 김영갑갤러리였다.

3코스 초입에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던 벌목현장.

이걸 위한 자연의 훼손은 정말 정당한것일까.
(이부근이 전부 이런 펜션이며 빌라촌이 새롭게 들어서고 있었다)

길을 지나가다가 재밌는 표지판을 발견했다.
커피의 어원은 컵에 담긴 피...피?

친절한 주인. 농약쳤다는걸 누굴위해 알려주는 것일까.

돌 하르방을 봐야 제주도에 왔구나를 실감하는것 같다.

김영갑갤러리두모악까지 가는 길의 뒷이야기

벌목현장이며 재미난 안내판이며 보고지나 한참을 걷고 또 걸으면서 점점 체력이 고갈되가고 있었다. 갑자기 내가 누굴위해 걷는것인가라는 의문이 들기시작했다. 무엇에 홀린듯 왜 몇일전부터 걷기만하는건가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하면서 여행이 즐거워야지 괴로우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던것은 3코스 시작점과 김영갑갤러리와의 중간지점부터 였을거다.
조금 엄한 행동이 될수도 있겠지만 (올레사인이 없는 곳을 걷게되면 길을 잃어 버릴 수도 있으니까) 나는 갑자기 올레길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힘들어서 더는 못걷겠다는 생각의 발전이 지금이 바로 콜택시를 부를 타이밍이다로 이어졌는데 문제는 지금 내가 어디에 서있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택시를 부르려면 어디로 와달라고 해야되는데 여기 주변은 나무들 밖에 없었기때문이다.

일단은 차가 다니는 작은 도로가 보이는곳까지 나왔고 그곳에서 바닷가로 나있는 큰길까지는 걸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가는 트럭을 잡아서 길을 묻는데 아저씨는 길을 알려주실생각은 안하고 내가 들고 있던 지도가 이상하다면 엉뚱한 이야기를 하신다.

" 아니 뭐여 이건 뭔 이런지도가 다있어~"
"....."
"이건 어서 났어 이거 못쓰겠네"

잠시 길을 물으려던 것이 한참이나 그곳에서 시간을 허비해버렸다. 대충 감각으로 방향을 잡고 걷다보니 큰도로가 나왔다. 올레지도에 나있는 콜택시에 전화를 거는데 계속해서 전화가 안된다. 인근 주유소가서 물으니 알려주신 번호가 역시나 안된다. 아 잘풀릴다가 고비가 오는건가 싶었는데 도로 건너편에 게스트하우스가 눈에 보였다. 그래 저기가서 물어봐야겠다 싶어서 잽싸게 건너가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들어갔다.

"실례합니다"
"어떻게 오셨어요?"

어떤여자가 나와서 묻는데 사장님은 아니고 자기도 여기 묶는 여행객이란다. 그러면서 내가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자신이 어제 불렀다던 콜택시의 명함을 하나 내민다. 몇번의 시도끝에 기사님과의 통화에 성공한 나는 주유소앞에서 콜택시를 기다리는데 그사이 너무도 쉽게 비어있는 택시 몇대가 지나갔다는 아주 씁쓸한 이야기...(심지어는 택시가 내앞에 자연스럽게 서길래 냅다 탔는데 뭔가 좀이상하다 싶어 물으니 내가 부른 콜택시가 아니었던거다. 그래서 도로 내려서 한참이나 콜택시를 기다려야했다)

"두모악갤러리까지 가주세요"

역시나 예상했던대로 차로 가니까 큰도로로 달려서 그런지 10분정도 걸렸던거같다. 그래 참 기술의 발전은 놀랍고 편리하고도 인간을 참 볼품없고 씁쓸하게 만든다는거야.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