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리뷰] 수상한 흥신소 @ 대학로 상명아트홀 2관

2010. 9. 16. 19:05Reviews/Musical&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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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시작 저녁8시경, 혜화역 지하철 1번출구 쪽에 있는 상명아트홀을 향해 4번출구에서 부터 달리기를 시작한 관객 한사람으로써 공연시작 3분가량 지났음에도 불구하고(보통 연극은 시작후 입장이 불가하다) 관람안내를 해주신 관계자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그날의 리뷰를 시작해볼까한다. (그날 종로에서 대학로까지 차가 미친듯이 막혀서 본의아니게 지각을 하고말았다.)

몇일전에 엄마랑 티비를 보는데 뉴스에서 흥신소라는 단어가 나왔다. 흥신소라는 단어가 생소해서 흥신소가 뭐냐고 물어봤는데 엄마는 그것도 모르냐는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그시 지어주셨는데 여하간 그때 흥신소가 뭔지 처음 알았다. 여하간 그날의 사건이 복선이었을까. 오늘의 수상한 흥신소를 보게 된 인연. 그냥 가볍게 레알 코믹스러운걸 보고싶었던 와중에 제목이 눈에 띄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연극에서 밀고있는 화두는 '오늘 내가 세상을 떠난다면 내가 벌여 놓은 일들은 과연 어떻게 될것인가?'였다.


수상한 흥신소가 관객들에게 전달하려는 메세지의 본질은 그렇다. 우리의 삶속에 관계를 맺고있는 주변의 가족, 친구, 연인, 이웃을 돌아보게 만든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더 늦기전에 마음을 전달하길 바란다는 것이다. 이 한가지 목적을 풀어가기 위한 도구로서 연출가는 일반적인 우리 주변의 인물들을 극에 등장시키는데 그것들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는 점이다.

누구나 하게 되는 고민들 또는 해왔던 지나쳤던 겪어왔던 것들을 이를테면 부모와의 갈등, 장래에 대한 고민, 연인과의 헤어짐, 부부간의 오해와 이별. 그러나 이보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극에 나오는 흥신소가 해결하는 실제적인 의뢰인들의 사건속에 자아내는 폭소에 있다. 


주인공 상우를 제외하고는 전 출연진이 1인 다역을 소화해내는데 조연이라 할 수있는 배우들의 코믹스러운 캐릭터들은 극에 재미를 더해 주고있다. 특히나 만화지망생인 덕희 소유의 인형 콜렉션과 상우의 오락실 씬은 너무 재밌었고 수상한 흥신소의 대다수 의뢰인 역할을 소화해낸 배우이하늘의 모나리자와 다방녀 앞에서의 수줍음을 표현한 배우차성만의 리얼표정연기는 정말 인상깊었다.


아쉬운 점이 한가지 있다면 너무 진부했던 요소 한부분을 넣었다는 것인데 정윤과 동연과의 이야기는 누구나 쉽게 알아차릴 만한 사랑과 영혼을 패러디한것같아 이부분은 다소 실망한 부분이다.


스포일러성이 다분한 이야기를 살짝 흘린거 같아 연극을 아직 보지 않은 사람이 이글을 본다면 좀 흥미가 덜할지도 모르겠지만(그래도 이것 이외에 이 연극이 가지고 있는 웃음포인트들은 무궁무진하다) 이왕 이야기한김에 한가지 더 흘린다면 이 수상한 흥신소는 죽은영혼들이 살아생전에 미처해결하지 못한 일을 해결해주는 일을 한다는 것인데(이 부분은 이미 알고 연극을 관람한사람도 있을거라 생각하고 혹시 이글을 보고 알게된 사실이라해도 알고 연극을 봐도 큰 상관은 없다) 결국엔 이건 우리의 미래를 앞서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우리 모두는 결국 죽으니까. 우린 어차피 언젠가는 죽는다. 그렇기에 지금이 바로 우리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이여야 하며 현재를 즐기며 또 사랑해야할 순간인것이다. 죽고나서 여기 이 수상한 흥신소를 찾아가 뒷처리를 부탁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 본문에 쓰인 사진 출처: 연극 수상한 흥신소 공식 싸이월드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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