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리뷰] 먼 데 여인의 옷 벗는 소리 @ 스타시티 2관

2010. 10. 15. 12:11Reviews/Musical&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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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먼 데 여인의 옷 벗는 소리'를 보고 왔다. 다소 자극적인 제목을 앞세운 연출가는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 같은 작품을 꿈꾼다고 호소한다. 조금은 아이러니 하다. 그렇지만 잊혀져가는 천안함 사건이 안타까워 만들었다는 극에는 분명 메세지와 감동이 서려있다.

지난달부터 뉴스에서는 김정은후계자 관련 기사를 아주 그냥 시리즈로 보여주고 있다. 하루도 빠짐없이 TV뉴스를 연달아 보니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했다. 인물 탐구 김정은 편 정도는 되겠다. 왜 갑자기 뜬금없이 김정은 얘기를 하나 싶을텐데 이 뮤지컬 '먼 데 여인의 옷 벗는 소리'의 모티브가 북한 탈북여성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세명의 북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들을 통해 북한의 실상을 파헤친다. 대부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비참함이다. 오히려 북한의 실태보다는 남한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모티브 실화는 북한탈북여성들의 이야기로 시작은 하지만 이 뮤지컬의 전반적이야기를 채워넣고 있는것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아닌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그녀들은 목숨을 걸고 강을 건너 중국땅에서 도우미일을 한다. 그곳에 오는 손님들은 하나같이 남한사람들. 손님들은 대한민국의 실상이다. 그 또한 우리가 알고있는 모습들도 있고 잊혀져가는 혹은 간과한이야기들도있다. 롯데야구팬을 등장시킨것은 이 뮤지컬의 화룡점정같은 거다. 아마도 연출가는 롯데팬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한때 인터넷을 떠들석했지만 지금은 '아 맞다 그때 그런게 있었지'할 정도로 무심해진 '미네르바' 이야기로 시작해서 절대 잊어서도 않되고 잊을 수도 없는 이야기이지만 조금씩 그 흔적을 누군가 정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천안함사건까지... 

뮤지컬이지만 연극에 가까운 형식이다. 단지 그녀들이 노래방 도우미이고 꿈이 가수라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기때문에 필연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부분이 있어서 뮤지컬이 된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정도다. 이것을 달리 말하면 몸으로만 표현하는 연기가 인상 깊다라는 거다. 특히나 후반부의 역동적 안무는 정말 최고였다.

세명의 여자배우와 두명의 남자배우. 특히나 이 두명의 남자배우의 연기가 인상깊었던 것이 주연배우를 제외한 남은배역들을 온전히 이 둘이서 소화해 내고 있는데 처음에는 같은 사람인지도 모를정도로 맡은 배역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는 거다. 그리고 너무 리얼해서 정말 꼴배기 싫을 정도로 재수없고, 너무 진지해서 진짜 연기가 아니라 취한거 아냐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주제가 무거워서 진지한게 아닐까, 제목이 자극적이라 선정적인건 아닐까, 이런생각은 애초에 버리는 것이 좋다. 감동도 있고 메세지도 있으니 한번쯤은 우리 동포 생각도 해보고 잊혀져가는 천안함의 희생자들을 위해 고개도 숙여보고 그리고 우리가 밟고 있는 이 대한민국의 실상도 비판해보는거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담할수 있는건 웃껴서 빵터지는 부분이 반드시 있다는 사실이다.


* 본문에 쓰여진 이미지 출처: 뮤지컬 '먼 데 옷 벗는 소리 공식' 싸이월드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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