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리뷰] 화랑(서라벌슈퍼스타) @ 대학로 열린극장

2010. 9. 25. 15:54Reviews/Musical&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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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뮤지컬은 온전히 여성관객의 심리를 마케팅으로 완벽히 이용한 뮤지컬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전통극을 다룬다면 다소 무거운 주제와 서정적인 뮤지컬넘버를 떠오르기 마련인데 이 뮤지컬 화랑은 우리나라 과거사의 실존인물들에게 전통적문양으로 뒤덮힌 무대배경과 전통적 의상을 입힌채 등장시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관객으로부터 정숙함을 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본 뮤지컬에 등장하는 배우들을 현대적으로 포장하여 그들나름의 갈등과 우정 그리고 사랑의 감정들을 표출하는데 있다.

여기서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그런 감정 표출의 방법을 연출가는 시대착오적발상을 역이용하여 지극히 현대적이고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익숙한것으로 둔갑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것의 중심에는 여성관객을 겨냥한 마케팅전략이 숨어있다.



1. 전통복장을 갖춘 배우들이 뿜어내는 뮤지컬넘버의 아이러니함.  
다섯명의 멋진배우들에게 주어진 무대의상은 과거 신라의 화랑을 잘표현하는 전통적 의상이다. 특히나 등장인물의 개별적 성격을 잘 반영한 듯한 무대의상의 차별화 및 미세한 디테일들, 이를테면 문노의 의상이 독자적으로 가장 다른 것과 관랑의 의상에 수가 놓아져있는 점, 기파랑의 의상에만 보이는 금박의 문양등은 각각의 캐릭터들의 배경이나 성격들을 대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아주 섬세한 디테일을 살린 의상을 갖춰 입은 배우들의 입에서 나오는 뮤지컬넘버는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예측할만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것은 굉장히 현대적이고 우리에게 익숙한 멜로디였으며 관객을 압도하는 힘있고 절도 있는 음악이었다. 심지어 랩을 하기도 하였으니 조금은 의아할만도 하다.



2. 실존인물을 재현한다는 밑바탕 위에 독자적 캐릭터의 발견.
현재 4기에 접어든 화랑의 배우들을 극단에서는 꽃남의 부활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이 뮤지컬 화랑에는 여자배우가 등장하지 않는다. 오로지 혈기왕성한 그들이 말하는 이른바 꽃남들만이 등장하는데 각각에게 주어진 화랑의 캐릭터들은 각기 다르며 또한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들이 처한 환경과 갈등들을 관객에게 호소하며 극에 더 몰입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등장인물들은 과거 실존인물들이며 어느정도 사실에 기반한 내용전개는 앞서 말한 몰입에 도움이 되고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각각의 캐릭터를 살리는데 극이 너무 짧아(본 연극이 짧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2시간의 연극시간으로는 무리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한 캐릭터를 온전히 이해하기 전에 극이 끝나버린다는거다.
 


3. 관객과의 소통은 여성에만 국한한다는 것은 애초에 의도한 결과인가.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 극에서는 여자배우가 등장하지않으며 처음부터 긑까지 다섯의 남자배우들만이 채워가는 뮤지컬이다. 극에 중간에는 관객과의 소통의 시간이 주어지는데 이건 굉장히 전략적인 연출의도라고 본다. 낭장이라고 실제로 존재했던 과거 화랑들의 전위적화장술로 낭장결의 실습을 관객과 함께하고있다. 관객과의 소통으로 시작은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이로인해 재관람하는 여성관객이 늘고 있으니말이다. 여성관객점유율 90%. 실제로 내가 관람했을때 남자관객은 단 3명뿐이었는데 왜 그들 화랑은 낭장결의 실습을 남자관객에게 권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여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로망을 교묘하게 이용한 연출가의 의도는 아닌가라는 의문이 든다.


현재 4기 화랑 배우진들
왼쪽부터 강민범(사다함役), 김태민(기파랑役), 안효빈(무관랑役), 김태영(문노役), 지윤재(유오랑役)



P.S 이 뮤지컬에서는 문노역의 김태영배우의 연기가 가장 인상깊었다. 다른 배우들은 호흡이 딸리거나 대사전달, 감정표현에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었는데 극중 문노의 아버지를 향해 불렀던 노래에서 숨죽여 몰입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의 저 배우의 눈빛과 호흡과 몸짓과 표정이 생생하다. 다른 배우들도 더 발전해 가길 바라며... 




* 본문에 쓰인 사진 출처: 뮤지컬 화랑 공식 싸이월드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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