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배낭여행]Episode3.베스트드라이버 & 베스트아티스트(델리편)

2010. 10. 26. 11:16Crazy Journey to Asia/In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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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안에서 자다 눈을 떳더니 어느덧 밤이 깊어 있었다.

그렇게 밤을 달려 우린 낯선땅 인디아에 도착했다.



새벽의 야탑역에서 공항버스를 기다리며

우리 짐 중에 가장 중요했던건 바로 저 팩소주였다.



Episode 3 - 베스트드라이버 & 베스트아티스트 (델리편)
공항에 문을 나서며 처음 발을 내디뎠을 때의 느낌은 생생하다. 밤에 도착해서 밖의 풍경은 잘 보이지 않았다. 눈으로 기억하는 것이 없어 오히려 다른 것들이 더 생생하게 각인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때의 향기와 호흡, 그리고 촉감…

친구중에 인도여행을 나보다 먼저 다녀온 친구에게 언젠가 이런 질문을 한적이 있었다.

"인도에 첫발을 내딛었을때 어땠어? 첫인상같은거 말야"
"음.. 글쎄.."
"...??"
"그냥 가보면 처음에 공항나와서 까아아암짝 놀랄꺼야. 아주 그냥 어이쿠 까아아암짝 할껄?"

공항앞에서 소와함께 나뒹굴고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충격적이었다고하는 친구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다른건 몰라도 나는 항공기의 착륙직전에 보았던 공항청사 꼭대기의 온도계를 보고 이런생각을 했다. 아...불덩이로 추락하고 있구나. (당시 전광판에 보였던 델리의 온도는 사십도에 육박하고 있었다)

 팩 소주를 공수해가는 대신 공항에서의 픽업과 첫날의 숙소를 보장받았다. 폐차장가기 일보직전인 자동차에 올라탔다. 태양이 내리쬐지도 않는 밤에 차 창문을 열고 달리는데 피부에 닿는 바람이 뜨겁다. 이제 좀 실감이 나는구나 싶었는데 그보다 아찔한 베스트드라이버의 곡예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일단은 싸이드 미러가 없다. 도로에 차선도 안 보인다. 근데 신호등도 없눼? 앞에 끼어드는 차 깜빡이도 안 킨다. 하하하. 안전벨트 좀 매고 싶구나!!

 도로 위에 개념이 없다. 아… 이것이 인디아스딸인 갑다. 그리고 굉장히 시끄럽다. 싸이드 미러가 없는 대신 추월하는 차들은 연실 경적을 울려댄다. 나 여기 있어요~ 쳐박지 마세요~ 뭐 이런 뜻 이니?



인도에서 첫 아침을 맞은 날 숙소 창문에서 내다본 빠하르간즈의 전경.

아... 내가 하루사이에 이런데로 와버렸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나중에 낮에 도로를 유심히 관찰해봤는데 인도의 교차로가 조금 흥미롭다. 우리나라의 사거리는 철저히 수학적 공식에 의해 신호등 체계가 잡혀있다. 양방향에서 유입되는 차량의 교통량을 사전에 조사하고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그렇게 머리 굴려 교차로를 만들어 놨는데도 사고는 나고 막히는 데는 항상 막히고 뭐 그러지 않은가.

 그러나 인도는 있어야 할 곳에 빨강노랑초록이가 안 보인다. 가운데에 랜드마크적인 요소가 있고 그것을 중심으로 우회전차량은 돌아서 이동을 하게 되어있다. 생각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이다. 싸이드 미러 없이도 사고 안 나고 운전하는 거 보면 말 다했지 뭐.

 여행후반에는 기차대신 주로 버스를 이용했는데 버스운전자들도 완전 초대박울트라캡숑드라이버다. 주로 그들은 버스 한대당 둘 이상의 운전자들이 탄다. (한 명이 운전 하면 다른 운전자는 옆에 앉아서 가다가 서로 교대하는 형식.) 인도북부장거리 이동 시 밤을 달리는데 잠을 자다가 문득 잠에서 깨서 밖에 쳐다봤다가 (오바쪼금붙여서) 죽는 줄 알았다.

 북부는 주로 산 넘고 산이라 도로가 꼬불꼬불 비탈길인데 한 밤에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까마득한 어둠을 달린다. 바로 옆이 벼랑 끝인데 핸들 잘못 꺾었다가 떨어지면 즉사 아니겠는가. 산골짜기 달리는데 조명도 없고 fence도 없고 도로도 진짜 좁다. 특히나 내가 쉼라에서 마날리갈 때 운전했던 운전수는 진짜 킹왕짱. (예정소요시간이 12시간인데 쉼라에서 7시간 만에 마날리에 도착했음. 얼마나 밟았으면…)

 그런 아찔한 길을 운전하는 그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베스트드라이버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아무튼 인도에서의 첫날 밤, 베스트드라이버와의 아찔한 드라이브를 마치고 무사히 빠하르간즈에 도달 할 수 있었다.


 빠하르간즈의 초콜렛같았던 헤나.



빠하르간즈에서 헤나를 했다. 그들 세계의 치열한 경쟁 속에 거닐다 맘에 드는 사람 앞에 앉았다. 도안들을 스크랩한 책을 훑어보다가 맘에 드는 그림을 짚었다. 그는 자신 있게 제스처를 취했다. 자기 머릿속생각의 그림을 그려도 되겠냐고.

그럴꺼면 처음부터 왜 책을 보고 고르라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는 기꺼이 그에게 아량을 베풀었다. 완성된 그림은 내가 도안 책에서 짚었던 그림보다 훨씬 훌륭하고 맘에 들었다.

 그 어떤 유명화가들보다 이 젊은이를 이 시대의 진정한 베스트아티스트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To be Continued...

헤나가게에서 만났던 덴마크 쉼프의 헤나한 손.



아살리아의 클라우드나인 인도배낭여행 델리편 (Episod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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