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배낭여행]Episode4.인도의 패밀리레스토랑을 가다-코넛플레이스(델리편)

Episode 4 - 인도의 패밀리레스토랑을 가다-코넛플레이스 (델리편)
뉴델리에서 북동쪽 약 2시 방향에 코넛플레이스가 있다. 가운데 공원을 두고 방사형 가로망을 이루고 있는 코넛플레이스는 빠하르간즈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이곳에는 쇼핑센터를 비롯하여 영화관과 음식점, 술집, 커피숍등이 있다. 모든 상점이 원형으로 위치해있는 것이 이색적이다. 빠하르간즈에서 릭샤를 타고 내리면 안쪽까지는 걸어가야 하는데 구경을 시작하기 전에 일단 먹고 보자 하고 음식점을 찾아 나섰다.

릭샤왈라의 99%로는 사기꾼. 상점 좀 고만가자!!

내 기억으로는 이날 유달리 더웠다. 내가 여행했던 시기가 6월이여서 델리에 있을 때 정말 더운 날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눈에 들어 오는 음식점이 핏자헛과 맥도날드 KFC가 후보에 올랐는데 먹는 욕구를 충족시켜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저 유리창너머가 시원해 보였다. 헛과 맥은 사람이 꽉 차있어 치킨아저씨네로 결정하고 들어서는데 제복을 잘 차려 입은 인디안맨이 안쪽에서 우리를 보고 문을 열어준다. 넙죽 배꼽인사까지 날리는 센스.

그림과 실제는 너무 달랐다흑흑

햄버거와 콜라를 샀다. 아아… 저질이야. 콜라는 너무 미지근하고 햄버거는 너무 소극적이다. 나중에 얘길 들은 건데 인도에서는 우리가 아는 패스트푸드점이 패밀리레스토랑이라고 한다. 에어컨이 빵빵했던 그곳에서 그들은 접시에 담은 햄버거와 포테이토에 칼질을 하고 있었고 돌아다니는 종업원은 빈 물컵에 물을 따라주며 나갈 때는 쓰레기통 앞에 서있는 또 다른 종업원이 뒤처리를 해주고, 들어왔을 때 문을 열어줬던 제복 입은 인디안맨은 나갈 때도 공손히 배꼽인사를 날린다.

 팁이라도 꽂아줘야 할 것만 같은 느낌. 요즘도 그럴래나?

 
지금부터 하는 이 이야기는 코넛플레이스 지하 어느 쇼핑센터에서 있었던 일이다.

지하 빼곡히 상점이 들어서있다. 쇼핑센터라고 하길래 우리네의 백화점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현대적이고 깔끔한 분위기를 생각했는데 이건 뭐 동대문노점이나 이태원뒷골목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격이다.(근데 사실 요즘 이태원은 많이 변했긴하다 ) 왠지 모르게 음침한게 구매욕구를 전혀 자극하지 않는 여기는 어디니. 나도 모르게 경계심을 가지고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빠른 출구까지의 길을 찾고 있었다.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내 어깨를 톡톡 친다.

 그 당시 우리는 인도인들에게 여러 차례 시달린 뒤라서(물론 그 모든 것들이 그들에게는 생계수단이겠지만) 반사적으로 NO를 언급할 때였다. 그냥 무시하고 계속 걷는데 또 툭툭친다. 인상부터 찡그려진 나는 돌아서는데 한 인디안맨이 무언가를 들고 있다. 내 표정보고 약간은 난처한 듯 애매하게 쳐다보며 들고 있는 것을 조심스럽게 내미는데 아래를 보니 그가 내 카메라 케이스를 들고 있었다.

 

코넛플레이스에 일하는 아낙네들

여행을 마무리 짓고 후에 생각을 돌이켜보면 인도인들은 참 순수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여행객들을 자신의 생계수단으로 생각할 뿐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인도인들은 보통의 기차표 값의 10배에 달하는 특급기차를 타고 쉼라에 가서 말타기를 즐기며 레스토랑에서 고풍스럽게 손가락을 치켜 올려 Excuse me를 외치는 사람은 제외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기행각을 버젓이 벌이고도 먹히지 않을 때는 반드시 웃으며 돌아서고 코리아라고 하면 North인지 South인지 꼭 물어보며 아는 척을 해대는 그들에게 악의는 없다. 나중에 아그라편에서 자세한 애기를 적을 참이지만 그때 그 순간에 뭐가 그리 짜증이 나고 거부감이 들었는지 매몰차게 행동했던 것들이 참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아무튼 이 모든 것들이 그들 만의 라이프스타일인 것을…

다음 인도여행 때는 그들에게 좀더 친숙하게 대처하는 법을 연구해갈 참이다. 

뭐 별수 있나. 같이 웃으며 사기치는 수밖에… 

To be Continued...

아살리아의 클라우드나인 인도배낭여행 델리편 (Episode4)

Episode처음부터보기